2012학년도 대입부터 延大 사실상 ‘본고사’ 도입

연세대가 오는 2012학년도 입시부터 과거 ‘본고사’에 해당하는 국어ㆍ영어ㆍ수학 위주의 대학별 고사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전형을 도입한다. 또 서울대ㆍ고려대 등 상당수 다른 상위권 대학들도 이와 유사한 전형을 도입하거나 확대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연세대는 2012년도 입시 수시모집에서 대학별 고사만을 100% 반영해 학생을 모집하는 전형을 도입한다고 23일 밝혔다. 기존 수시모집에서는 논술 형태의 대학별 고사와 학생부ㆍ면접 점수 등을 합산해 학생을 선발했지만 2012학년도부터는 독자적인 시험인 대학별 고사의 점수만으로 학생을 뽑겠다는 것이다. 연세대는 전체 정원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수시모집에서 대학별 고사전형으로 수시정원의 40~60%를 뽑고 나머지를 학생부 성적(20~40%)과 입학사정관제(20%)로 선발할 계획이다. 대학별 고사에서 인문계는 언어와 영어 독해 및 수학Ⅰ 범위의 수리 능력을 평가하는 논술, 자연계는 과학 및 영어 지문이 나오는 논술 및 수학 과목(수학IㆍII) 평가가 이뤄진다. 대학별 고사는 국어ㆍ영어ㆍ수학 등 일부 과목에 국한된 교과 지식을 묻고 풀이과정 등을 요구하는 이전의 본고사 방식이어서 ‘3불정책(기여입학제ㆍ본고사ㆍ고교등급제 금지)’의 근간을 흔들 것이라는 지적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태규 입학처장은 그러나 “정시모집은 수능 성적을 중심으로 뽑게 돼 대학별 고사로 뽑는 학생은 전체 정원의 20~30% 정도”라고 설명했다. 정시모집은 이전과 같이 수능 성적을 100% 반영할 방침이다. 서울대ㆍ고려대ㆍ성균관대ㆍ서강대 등도 논술고사의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대학입시 전형을 준비하고 있다. 대학별 고사로 논술고사를 시행하는 대학은 2010학년도 수시모집에서는 인문계 36개 대학, 자연계 33개 대학으로 2009학년도 25개 대학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대학 입학처의 관계자는 “2011ㆍ2012학년도 입시에서 논술고사 비중을 강화하는 방안은 3월 학기가 시작되면 본격적으로 논의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입시 전문가들은 “주요 대학들에서 논술문제가 다면사고형으로 조금씩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본고사 부활이라는 비난을 피하는 한도 내에서 논술 변별력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대학입시 준비에서 수시모집은 ‘대학별 고사’, 정시모집은 ‘수능’이라는 등식이 고착화하면서 사교육 비용이 더욱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6월 말까지 2011년 대학입시에서 3불정책의 유지여부와 수위를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3불정책 중에서는 본고사 금지 부문이 논술고사 강화라는 우회적 방식으로 사실상 완화되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