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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초대석] 황영기 우리금융지주 회장

대담:김인영 금융부장 inkim@sed.co.kr<br>"우리금융 경쟁력 국내최고 만들겠다" 단순 금리 싸움으로 올 금융전쟁서 승리 못해<br>전문가 양성·성과주의로 능동적조직 탈바꿈…방카슈랑스·수익증권등 영업력도 강화


“성과주의 문화를 뿌리내려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금융 전문가를 양성하겠습니다. 금융전쟁에서 승리하고 회사가치를 높이기 위해선 스스로 변화해 최고의 금융회사로 발돋움하는 길 외에는 없습니다. 이제부터 우리금융의 경쟁력을 국내 최고 수준으로 만들어가겠습니다.” 황영기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올해 금융 전쟁은 전방위적으로 벌어질 것”이라며 “이미 들어와 있는 씨티은행과 스탠다드차타드(SCB) 등 외국계 은행뿐 아니라 모건스탠리 등 증권회사도 국내에 지점 개설을 신청하고 있어 만만치 않은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른 한편으로는 국내 은행들과의 선두경쟁도 치열해 단순한 금리 싸움만으로는 버티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금융전쟁 승리를 위해 “우리금융그룹의 모든 직원이 예금ㆍ대출 고객을 유치하고 방카슈랑스ㆍ수익증권을 홍보하는 등 영업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며 “특히 전문가 양성과 성과주의 문화를 뿌리내려 능동적인 조직으로 바꿔가겠다”고 밝혔다. -최근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사외 이사들이 정한 스톡옵션을 거부했습니다. 마음고생이 심했지요. ▲이 문제는 단지 돈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우리은행장으로 올 때부터 돈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다만 이런 수준의 금융바닥에서 어떻게 일을 할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법적으로 사외이사가 스톡옵션을 결정하게 돼 있습니다. 예보는 사외이사를 선임한 대주주입니다. 사외이사 결정을 대주주가 거부한다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습니다. -지난 1년 동안을 회고해 주시지요. ▲취임 초기에는 이른 시일 내에 민영화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닦는 한편 이를 위해 주주가치를 높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국회에서 3년 동안 공적자금을 회수할 시간을 더 줘서 여유는 생겼습니다. 지난해 3월7일 행장 내정이 발표되면서 8,850원이었던 주가가 지난 25일 1만200원까지 올랐습니다. 지난해에는 2조원에 가까운 순이익도 달성했습니다. 공적자금 회수의 기반은 닦은 셈이지요. 취임하면서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 것은 영업력이 약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우리은행의 1인당 영업수익이 다른 은행에 비해 떨어졌습니다. 지난 2001~2002년 중소기업ㆍ개인ㆍ주택 등 대출이 너무 많아 지난해 큰 짐이 됐습니다. 대신 수수료ㆍ수익증권 발생수익ㆍ모바일ㆍ외환 등 비이자수익을 늘려 이익의 30%까지 비중이 늘어났습니다. 인사제도 개혁은 아직까지 성과를 내놓지 못한 과제입니다.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할 수 있는 정도의 거금을 성과급으로 지급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그 내용과 계획을 설명해주시지요. ▲이번에 도입하는 성과급은 개인의 성과에 따라 연동되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크게 직무성과급, 이익배분(profit sharing), 스타급 인센티브 등 세 가지의 성과급을 줄 생각입니다. 기본급의 30~50%를 재원으로 활용해 직무수행 결과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것이고 이익배분은 은행 전체가 초과 업적을 달성할 경우 직군별로 차별화된 성과급을 주는 것입니다. 스타급 인센티브는 그야말로 최고의 성과를 달성한 직원에게 파격적인 성과급을 제공하는 것인데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는 3억원 정도까지 지급할 계획입니다. 그만한 스타급 행원을 키우기 위해서는 전제조건이 필요합니다. 직군이 분리돼서 그 직군별로 직무에 대한 성과를 평가해야 합니다. 이를 위한 목표도 필요하지요. 전문직군제와 성과급제에 대해서는 노조와 협의를 하고 있습니다. 노조의 거부감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우선 4월1일부터 30%까지 직무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안을 시행할 계획입니다. 일을 잘 하면 30%까지 성과급을 받지만 못하면 30%까지 감봉될 수 있습니다. 동기유발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인센티브와 패널티가 없으면 조직발전도 없어요. 강한 인센티브와 패널티가 있어야 강한 영업조직이 됩니다. 스타급 인센티브도 3월 말이나 4월 초에 시행할 계획입니다. 올해 1억원 이상의 성과급을 받는 행원을 내고 몇 년 내에 3억원 정도를 받는 스타급도 만들겠습니다. - 최근 LG증권의 IB사업본부를 우리은행 사옥내로 이전하는 등 투자은행(IB)으로서의 면모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계획은 무엇입니까. ▲은행ㆍ기업의 관계와 증권사ㆍ기업의 관계는 다릅니다. 은행과 기업은 따뜻한 관계인데 증권과 기업은 프로페셔널(professional)한 관계입니다. 상업은행에 투자은행의 기능을 얹는 것으로 보면 됩니다. 증권과 은행은 문화가 많이 다르고 생각하는 속도에도 차이가 납니다. 우선 물리적으로 LG증권의 IB사업본부를 옮겨왔습니다. 가까이서 만나 일하다 보면 문화차이는 빨리 극복될 것입니다. 증권회사의 자산관리 노하우를 은행에 뿌려주고 은행의 지점망과 고객층을 활용하면 시너지가 커질 것입니다. 하나은행은 대한투신증권을 인수하려고 하는데 좋은 경쟁상대가 될 것입니다. -우?ざ?금융산업이 제조업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금융산업의 문제점과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우선 규모면에서 크게 차이가 납니다. 삼성전자ㆍ현대차ㆍ포스코 등은 세계 수위권으로 성장했지만 우리금융은 세계 100위 정도에 불과합니다. 많은 외국계 은행들이 합병을 통해 규모를 키우고 있습니다. 아직도 국내에 은행이 많다고 봅니다. 질적인 측면에서도 문제입니다. 외국은행과 비교하면 국내 은행은 50~70% 정도인 것으로 판단됩니다. 또 금융산업의 특성이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기술력이 곧 가격경쟁력으로 이어지는 데에 비해 금융은 사회 인프라와 비슷한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하나의 은행이 아무리 커지려고 해도 우리나라의 금융자산 규모를 넘어서기 어렵다는 점이다. 산업은 앞서가고 있지만 금융자본의 축적은 뒤따라가고 있습니다. 금융자산총계를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금융심화과정의 경우, 우리나라는 3배에 불과하지만 일본은 10배, 미국은 그 이상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시아지역에서 국내 은행이 규모를 키울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은행은 베트남ㆍ중국ㆍ태국 등에서 은행업을 하고 있고 그동안 우리의 많은 시행착오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개발도상국으로서 개발경제의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이점은 씨티뱅크가 갖지 못한 점입니다. 국내 은행들이 밖으로 뛰어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먼저 국내 본점의 역량을 키워야 합니다. 본점이 강하지 않으면 지점은 강해질 수 없습니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성과주의 문화를 강화하면 안으로 힘이 축적돼 밖으로 터져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외국 은행들이 국내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금융주권에 대한 논의가 활발합니다. 은행가의 입장에서 토종 메이저뱅크가 있어야 하는 지에 대한 철학을 듣고 싶습니다. ▲어려운 이야기입니다. 철학적인 이슈지요. 시장이 완벽하게 작동한다면 누가 은행을 가지든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럴 경우 금융감독도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완벽한 시장은 없습니다. 때문에 금융감독도 필요하고 정부의 간섭도 필요합니다. 금융주권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LG카드 사태를 봅시다. LG카드의 부실이 불거지자 은행들이 모두 LG카드로부터 도망갔습니다. 금융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으니까 결국 정부가 나서서 해결했습니다. 정부가 직접 개입하지 않고서도 우리 국적 은행들이 해결할 수 있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요. 국적 은행에 대해 반대 의견을 갖고 있는 사람은 국적 은행이 정부의 정책수단으로 변질될 것을 우려하는데 그 같은 시기는 지난 것 같습니다. -외국계 은행들의 국내 시장 공략이 무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응전략을 말씀해주시지요. ▲앞서 말했듯이 인력의 전문성 제고와 성과보상제도를 기업문화로 정착시키겠습니다. 또 효율적인 리스크 관리에 힘을 쏟겠습니다.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 개인대출에서 담보대출 관행에 젖어있던 것을 바꿔 부실여신을 줄이면서 고객을 늘려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입니다. 특히 은행ㆍ증권ㆍ투신 등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계열사간 교차판매를 강화해 지주회사 체제의 시너지를 극대화 할 방침입니다. -다른 은행들이 우리은행의 사명을 바꾸라고 요구하고 있는데요. ▲다른 은행에서 직원들과의 실무적인 대화에서 불편이 조금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은행의 사명은 국민 공모를 통해 정부의 허가를 얻어 지은 것입니다. 점잖게 요구를 할 수 있겠지만 소송을 걸 문제는 아닙니다. 아버지가 지어준 이름을 친구가 바꾸라고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만약 소송에서 우리가 지더라도 상표법에 의해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에 대한 독점적 배타적 사용권이 없어지는 것일 뿐 기존 사명을 계속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경쟁하는 상대에 대한 매너의 문제라고 봅니다. 웃고 넘어가겠습니다. -은행 수수료가 과다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은행의 안정적인 성장과 수익확대를 위해 수수료 수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더욱이 다양한 형태의 금융상품과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합리적인 가격 책정과 수수료 부과는 불가피합니다. 은행이 예대마진으로만 수익을 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현실을 알아줘야 합니다. 다만 은행도 사회의 일원이자 고용과 조세의 원천이 되는 기업이라는 점과 개인ㆍ기업의 신용공여자로서 일정부분 공익 증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내외 은행가 가운데 누굴 가장 존경합니까. ▲딱히 없습니다. 서로 경쟁자이고 장단점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외국은행과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굳이 한 사람을 꼽는다면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 입니다. 김 전 행장은 여러 사회적 비난과 금융감독당국과의 불화에도 불구, 한 가지 마인드를 강조했습니다. ‘은행은 장사다’는 것이지요. 은행이 상업적 기능을 충실히 한 후에 공공성을 따져야 합니다. 과거에는 공익ㆍ공공성을 너무 많이 따졌습니다. 김 전 행장이 있었기 때문에 현재 상업적인 기능을 우선시 할 수 있게 됐다고 봅니다. 은행역사에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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