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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질환 퇴치 범국민운동] 천식전문의 지상좌담

"환자-의사 파트너십부터 형성해야"천식은 전 국민의 약 10%가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할 뿐 아니라 단 한번의 발작으로도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다. >>관련기사 하지만 병을 앓고 있는 환자를 비롯, 치료를 해야 할 의사ㆍ정책적으로 뒷받침 해야 할 정부 모두 관련질환에 대해 이해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서울경제신문은 방콕에서 개최한 '2001 아시아 천식포럼'에 이어 만성질환퇴치범국민운동의 일환으로 전문의 지상좌담회를 열었다. 김유영(서울대병원)-문희범(서울중앙병원)-최병휘(중앙대 용산병원)-박해심(아주대병원) 교수가 나눈 좌담회 내용을 우리나라 천식실태와 문제점 및 개선방향 중심으로 소개한다. 진행자=우리나라 천식환자 현황은. 김유영 교수=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1억5,000만명이 천식을 앓고 있다. 또 천식환자에게 들어가는 의료비는 에이즈와 결핵에 사용되는 비용을 합한 수치보다 크다. 국내에도 300~400만 명의 천식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지출되는 의료비 또한 상당하다. 문희범 교수=천식은 산업화, 도시화, 문명화가 진행될수록 증가하는 질환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30년 사이에 사회가 급속하게 변화함에 따라 환자가 급증했다. 최병휘 교수=보건사회연구원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성인 천식 유병율은 약 10%로 나타났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의 35~40%가 천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박해심 교수=지난 98년 발표된 'ISAAC(International Study of Asthma and Allergy in Childhood)'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아천식 유병율은 6~7세는 13.3%, 13~14세는 7.7.%로 나타났다. 소아 전체로 보면 100명 중 10명이 천식을 앓고 있다. 그리고 이 중 50%인 5명은 평생 천식을 앓는다. 진행자=천식이 증가하고 있는 원인은 무엇인가. 문교수=천식은 알레르기성 질환이다. 도시화, 서구화 되면서 주거환경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알레르기의 주범인 집 먼지 진드기가 서식하기 좋은 침대, 소파, 카펫 등을 많이 사용하게 되었다. 실내온도변화가 거의 없는 아파트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어린이들의 면역력도 많이 떨어졌다. 예전에 비해 너무 깨끗한 주거환경이 조성 된 것도 면역력 저하의 한 요인으로 보인다. 최교수=날로 심각해지는 대기오염도 천식 증가의 주 원인이다. 특히 대기 중의 아황산가스, 이산화질소, 오존 등이 증가함에 따라 환자가 늘고 있다. 김교수=흡연인구 증가도 빼 놓을 수 없다. 특히 급증하는 여성 흡연율은 큰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천식은 유전성향이 강한 질환이기 때문에 임신 시 태아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어린시절의 간접흡연은 천식발생률을 상당히 증가시킨다. 진행자=천식을 치료하는데 문제점이 있다면… 김교수=가장 큰 문제점은 환자와 의사 모두 천식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교수=천식은 아직까지 완치방법이 없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관리를 받아야 하는 질환이다. 하지만 환자들은 증상이 개선되면 스스로 병이 나았다고 진단하고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전체 천식환자의 20% 정도만이 3~6개월에 한 번 정도 정기적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최교수=의사들도 환자를 제대로 진단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천식은 증상이 계속 나타나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주로 환자에게 평소 증상을 물어 진단을 한다. 이 때 미흡한 질문으로 정확하게 환자의 증상을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를 근거로 치료를 지속하면 만성화, 증상악화의 악순환이 반복된다. 박교수=천식은 증상에 따라 4단계로 중증도를 나누며 이에 따른 치료방침이 다르다. 하지만 현재 건강보험정책이 천식 치료전체에 대해 한 가지 기준만 적용하고 있어 치료에 많은 제한이 있다. 또 환자들에게 부작용 측면이나 효과적인 면에서 월등한 최신약물을 투여하는데 있어서도 제약이 많아 의사로서 안타까울 뿐이다. 문교수=환자들의 또 하나의 문제점은 치료를 받아도 낫지 않는 병이라는 인식이 강해 처음부터 치료자체를 포기하는 것이다. 특히 노인들이 이러한 경향이 심한데 노인 만성기침도 천식의 일종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부적절한 민간요법에 의존하는 것도 또 다른 문제점이다. 진행자=천식퇴치를 위한 의료계의 대책과 정부에 제의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김교수=무엇보다도 천식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환자교육이 필요하다. 알레르기천식학회와 각 주요 대학-종합 병원에서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천식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이를 통해 교육 받는 환자는 전체의 10% 미만이다. 앞으로 학회차원에서 환자교육을 더욱 강화시킬 것이다. 이와 더불어 범 국민차원의 교육을 위해서는 언론을 통한 올바른 교육이 무엇보다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번 서울경제신문의 만성질환퇴치범국민운동의 의미는 크다고 본다. 문교수=환자교육과 더불어 1차 진료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학회에서는 정기적으로 의사 연수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천식치료 세계표준지침에 맞춰 국내 표준치료지침서를 만들어 배포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 지침이 환자들에게 적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강력한 뒷받침이 필요하다. 실제 미국은 국립보건원(NIH)이 천식 치료지침을 제정, 강력하게 실행하고 있으며 일본도 정부 차원에서 지침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박교수=천식은 한번 큰 발작이 일어나면 생명자체를 위협할 뿐 아니라 엄청난 치료비용이 들어간다. 따라서 의료재정을 위해서도 평소에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져 발작을 방지해야 한다.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를 할 수 있도록 보험정책이 개선되길 바란다. 최교수=결론적으로 만성 질환인 천식을 퇴치하기 위해서는 우선 환자와 의사 모두 관련 질환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고 서로 신뢰하는 '파트너십'을 형성해야 한다. 천식을 극복할 수 있다는 의지와 장기적인 치료계획을 갖고 실천하는 노력이 천식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여기에 정부의 강력하고도 확실한 정책적 의지가 뒷받침 된다면 천식은 더 이상 완치될 수 없는 질환이 아니다. 박영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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