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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위기, 선진국 전염… 글로벌경제 동반침체 우려 커진다

중국발 쇼크에 세계경제 암운


연준 기준금리 인상보다 中경착륙 가능성에 더 요동

주가·채권·통화 약세도 달러화보다 위안화가 주도

신흥국 환율전쟁 가세로 글로벌 성장률 떨어뜨려

"연준, 금융시장 통제력 상실… 인민銀에 패권 넘겨줘"분석


중국발 신흥국 위기가 선진국으로 전염되면서 글로벌 경제가 동반 침체의 늪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주가·채권·통화 등 신흥시장의 트리플 약세도 과거와 달리 미국 달러화 강세가 아닌 중국 위안화 약세가 주도하는 모양새다. 이 때문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통제 능력을 상실했다는 분석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반면 중국 인민은행이 세계경제의 운명을 좌우하면서 시장 불확실성은 더 증폭되고 있다.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스필오버"=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은 연준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보다는 중국 경제 경착륙 가능성에 더 요동치고 있다.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로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원자재 가격 추락, 신흥국의 경기 하락과 자산 가격 급락, 외국인 자본 유출 등의 후폭풍이 불고 있다는 탓이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신흥국 경기 둔화는 미국·유럽 등 경기회복 속도가 느린 선진국에도 스필오버(spillover·파급 효과)를 촉발할 것"이라며 "글로벌 경제에 새로운 디플레이션 물결이 몰려오고 있다는 공포가 일고 있다"고 전했다. 소른버그 디벨로핑 월드펀드의 찰리 윌슨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세계경제 비중이 절반에 이르는 신흥국이 나머지 절반에 영향을 주지는 않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유럽 증시 급락도 중국발 신흥국 위기에 글로벌 경제 동반 몰락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과거에 미국·유럽 등 선진국 금융 불안이 신흥국으로 확산됐던 것과 달리 정반대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21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독일 폭스바겐(VW)은 중국 판매 부진에 지난 6월부터 현지 공장의 부분적인 감산을 시작했다. 히타치 전기는 6·7월 허베이 공장의 가동 시간을 통상의 3분의1로 줄였다. 고베 제강 산하의 코벨코 건기는 굴삭기 판매 부진에 중국 제2공장의 직원의 10%를 감원한다. 또 미국 기업들도 중국 경기 둔화에 실적이 악화되는 추세다.

특히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에 대응해 신흥국들이 환율전쟁에 가세한 것이 세계 경제 성장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통화 약세에 신흥국의 수입과 내수가 감소하면서 글로벌 수요 자체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JP모건 신흥시장 통화지수는 올 들어서만 11%나 하락하며 1990년대 중반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연준, 인민은행에 패권 내줬나=중국발 리스크에 연준의 통화정책은 손발이 묶인 양상이다. 블룸버그는 이날 "투자가들은 연준이 기준금리 정상화 시기를 놓치면서 채권 등 금융시장 통제력을 상실하고 통화 부양책을 실시 중인 중국에 주도권을 넘겨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연준은 전날 공개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금리 인상을 위한 여건에는 근접했지만 아직 충족되지는 않았다"며 9월 금리 인상이 쉽지 않다는 뜻을 시사했다. 문제는 연준 신뢰도가 흔들리면서 금융시장 혼란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달 들어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05~2.29% 구간에서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게 단적인 사례다. 투자가들이 연준의 연내 금리 인상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사이에 끼어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셈이다.

외환시장도 연준보다는 중국에 좌우되면서 변동성이 증폭되고 있다. 이날 카자흐스탄이 위안화 평가절하에 대응해 환율 제도를 '변동환율제'로 바꾸자 텡게화 가치가 하루 만에 20% 이상 폭락한 게 단적인 사례다. 베트남 중앙은행도 전날 자국 통화인 동화 기준 환율의 변동 폭을 기존의 2%에서 3%로 확대했다. FTN 파이낸셜의 짐 보글 채권 전략가는 "글로벌 금융시장은 연준의 주도권을 간절히 원했지만 '두번째 세계 중앙은행'으로 밀려나고 말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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