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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머 '포스트 게이츠 시대' 이끈다

빌 게이츠 이달말 경영 손떼… MS 앞날은?<br>사업부문별 책임경영 체제 구축등 준비<br>야후 인수등 새 성장모멘텀 발굴 과제<br>WSJ "경영 부진땐 게이츠 복귀할수도"


빌 게이츠(52)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이 오는 27일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 그 후 그는 부인인 멜린다 여사와 함께 운영중인 자선단체 ‘빌 앤 멜린다 재단’의 운영에 전념할 예정이다. 세계최대 소프트웨어 그룹인 MS의 경영은 하버드대 재학시절 게이츠와 동문수학한 동료이자 선의의 경쟁자인 스티브 발머 최고경영자(CEO)의 손에 맡겨지게 됐다.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빌 게이츠가 지난 2000년 초 스티브 발머에게 CEO자리를 내주고 물러났을 당시 비화를 소개했다. WSJ에 따르면 당시 회장 겸 CEO였던 게이츠는 미국 정부가 MS에 대한 기업분할을 추진하자 이에 대한 방어책으로 오랜 지기이자 20년 동안 오른팔 역할을 해온 발머에게 CEO직을 물려 준다. 그러나 발머는 이후로도 명목상 CEO였을 뿐 게이츠가 사실상 경영의 전권을 휘둘렀다. 두 사람은 심한 말다툼을 벌이며 사사건건 부딪혔다. 둘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자 회사경영 전략에 차질이 빚어지고 이사회 멤버들이 싸움을 중재하기 위해 나서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그렇게 1년 여간 갈등이 지속되다 2001년에 두 사람이 일정한 선을 그었다. 게이츠는 자신이 2인자임을 인정했고, 발머는 게이츠에 집중된 재정과 운영권한을 사업부문별 책임자들에게 과감히 이양하는 등 조직 위주의 경영체제를 구축했다. 게이츠는 지난 2006년 6월 “2년 뒤 경영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나겠다”며 발머 CEO 중심의 ‘포스트 게이츠 시대’를 준비해왔다. 최고 소프트웨어 설계책임자 직함도 레이 오지에게 넘겨줬다. 게이츠는 앞으로 일주일에 하루만 회사에 출근하면서 이사회 의장직만 맡을 예정이다. 지난 1975년 MS가 설립된 이래 30년 이상 회사의 얼굴이자, 정신적인 리더이며, 최고 실력자로 군림해온 게이츠가 경영일선에서 떠남에 따라 앞으로 MS호는 발머의 경영능력과 리더쉽에 의지하게 됐다. 지금 발머에게 맡겨진 가장 큰 역할은 구글의 맹추격을 따돌리고 야후 인수 등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발굴하는 것이다. 하지만 MS의 경영이 순탄하지 않을 경우 게이츠가 다시 복귀하는 카드도 여전히 유효하다. WSJ는 “발머가 맡겨진 역할을 제대해 해내지 못한다면 애플의 스티브 잡스, 델 컴퓨터의 마이클 델의 경우처럼 창업자가 컴백하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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