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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치면 좋지만 안 되면 다음 대회에 잘하면 되는 거고요…. 드라이버 샷 거리 늘리는 데는 큰 욕심 없어요."
나이는 18세인데 말을 옮겨놓으니 베테랑 같다. 올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최연소 선수인 1997년생 서형석(18) 얘기다. 서울고에 재학 중인 서형석은 수줍음 많은 고3이지만 필드에서는 어엿한 투어 프로다. 5년간 국가대표 상비군을 지낸 뒤 지난해 프로(준회원) 선발전부터 투어 프로(정회원) 선발전, 1부 투어 선수를 뽑는 퀄리파잉 토너먼트(QT)까지 일사천리로 통과했다. QT를 공동 4위로 통과한 뒤 추천선수로 나간 신한동해 오픈에서 공동 18위를 했다. 잠재력을 알아본 세계적인 매니지먼트사 ISM은 곧바로 서형석과 계약했다.
지난 7일 끝난 넵스 헤리티지에서 공동 4위에 올라 이름을 떨친 서형석은 18일 제주 오라CC(파72·7,137야드)에서 개막한 바이네르 오픈(총 상금 5억원·우승 1억원) 1라운드에서도 만만찮은 샷 감각으로 쟁쟁한 형들을 위협했다. 강풍과 흩뿌리는 빗속에서도 버디 5개에 보기 4개로 선방했다. 1언더파 71타로 상위권에서 2라운드를 맞게 됐다. 여섯 살 때 아버지를 따라 연습장에 간 게 골프와의 첫 만남이었다는 서형석은 "지난 대회에서 받은 상금 3,400만원은 아빠가 그대로 제 이름으로 된 통장에 넣어주셨다"며 웃었다.
서형석이 선망하는 선수는 '골퍼들의 영원한 우상'인 타이거 우즈(미국). 하지만 실질적인 롤모델은 거리보다 정교함이 강점인 루크 도널드(잉글랜드)다. "드라이버로 270~280야드밖에 날리지 못하지만 거리 늘리기보다는 제 장점인 그린 주변 어프로치 샷을 살리고 싶어요. 루크 도널드처럼요." 골프장 외에는 PC방이나 노래방·당구장을 즐겨간다는 그는 신인왕으로 올 한 해를 마무리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한편 일본 투어와 국내 무대를 병행하는 박재범(33)이 7언더파 65타를 몰아쳐 눈길을 끌었다. 버디를 9개(보기는 2개)나 잡았다. 일본에서 1승이 있는 그는 "한국에서도 빨리 첫 승을 거두고 싶다"고 했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박상현(32·동아제약)은 2오버파, 직전 대회인 넵스 헤리티지 우승자 이태희(31·OK저축은행)는 5오버파로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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