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계 의약ㆍ화학 전문기업인 한국머크가 국내 기업과의 공동 프로젝트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유르겐 쾨닉(사진) 한국머크 사장은 14일 서울 충무로 한국의 집에서 가진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나라"라며 "최근 한국 기업과의 긴밀한 협력사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쾨닉 사장은 인터뷰 내내 한국 시장에 대한 강한 애착을 나타냈다. 그는 "한국은 전세계에서 유례없이 항상 신기술 개발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곳"이라며 "특히 우리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액정사업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이자 바이오테크놀로지 분야에서도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한국머크는 지난 2008년 한국에 140억원을 투자해 첨단기술센터를 세운 데 이어 지난달에는 평택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연구소를 건립하는 등 글로벌 화학ㆍ의약 전문기업 가운데 가장 적극적인 투자를 해오고 있다. 특히 평택 OLED연구소는 머크가 독일 본사를 제외하고 해외에 처음으로 설립한 OLED 연구시설로 본사의 다름슈타트연구소와 동일한 규모와 시설을 자랑한다. 쾨닉 사장은 무엇보다 기술인력에 대한 투자를 강조했다. 그는 "기업은 단순한 이윤창출 외에도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국가와 지역의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데 일조해야 한다"며 "특히 한국머크가 국내에 설립한 기술센터의 인력 100%가 한국인으로 구성될 만큼 한국 연구개발(R&D) 인력의 수준을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쾨닉 사장은 국내에서 오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족소유기업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머크는 344년 역사를 지닌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의약ㆍ화학 전문기업으로 120여명의 창업일가들이 전체 지분의 70%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머크의 일원들은 어려서부터 항상 모든 것을 회사 입장에서 생각하도록 배워온다"며 "만약 머크 집안 사람이 회사 경영에 참여하고 싶다면 먼저 다른 기업에서 경영능력을 입증해야 할 만큼 철저한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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