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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추가 도발 위협에도 시민 동요는 없었다

"강력한 응징을 " "충돌은 피해야"… 둘로 나뉜 시민단체

학습효과에 평상심 유지… 막연한 공포감 안보여

젊은 회사원들 중심으로 北포격에 성토 목소리

"남북대치 장기화땐 타격" 관광업계는 노심초사

북한이 전선지대에 준전시상태를 선포하면서 남북한 간 긴장이 고조된 2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원표공원에서 시민사회단체 월드피스자유연합이 북한의 포격 도발에 대해 정부가 강력 응징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왼쪽). 이와 반대로 민주노총·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등 시민사회단체는 종로구 청운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군사적 충돌방지책을 신속히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오른쪽). /=연합뉴스

북한이 전선지대에 준전시상태를 선포하면서 남북한 간 긴장이 고조된 2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원표공원에서 시민사회단체 월드피스자유연합이 북한의 포격 도발에 대해 정부가 강력 응징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왼쪽). 이와 반대로 민주노총·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등 시민사회단체는 종로구 청운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군사적 충돌방지책을 신속히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오른쪽). /=연합뉴스

"군과 정부는 급박하게 돌아가는 것 같은데 일반 시민들은 크게 동요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그동안 북한이 시도 때도 없이 위협발언과 행동을 벌여왔기 때문인지 불안감은 있지만 일상을 바꿀 정도는 아닌 것 같아요."

남북한이 포격전을 벌인 후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서울을 비롯한 주요 도시의 시민들은 대북사태에 대한 '학습효과' 탓인지 평상심을 유지하며 일상을 보냈다. 21일 서울 동작구에서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주부 김모(42)씨는 "남북이 포를 쐈다고는 하는데 지난번 연평도 포격사건도 겪어서인지 '전쟁 나면 어떡하나' 하는 막연한 공포감이 크지는 않다"고 말했다.

회사원들도 삼삼오오 모인 장소나 점심시간에 포격전을 단연 화제의 중심에 올렸지만 불안감보다는 북의 도발을 성토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서울 광화문 주변에 있는 회사를 다니고 있는 강모(35)씨는 "북의 김정은이 대결국면을 통해 도대체 뭘 얻으려 하는지 모르겠다"며 "전쟁 불안감보다는 남북관계가 더 꼬여가는 것 같아 걱정스러울 뿐"이라고 비교적 덤덤한 모습을 보였다.

대부분 시민들의 경우 크게 동요하고 있지 않지만 당장 주말에 특별한 행사를 앞두고 있는 사람이나 관광업계 종사자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번 일요일 오후에 10년간 사귀어온 여자친구와 결혼식을 올릴 예정인 회사원 박모(34)씨는 "하필 이럴 때 북측이 도발을 해와 불안하다"며 "혹시 일부 하객들이 불안감 때문에 결혼식장에 오지 않거나 분위기가 가라앉을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여파를 간신히 딛고 회복 중인 관광업계도 다시 우울모드다. 특히 접경지역 관광사업을 하는 업체는 더욱 그렇다. 비무장지대(DMZ) 지역 관광업체를 14년간 운영하고 있는 D사의 장모 대표는 "이달 말로 예정된 관광행사 2건을 비롯해 오늘에만 관광 취소가 4~5건에 달했다"며 "남북 간 대치 국면이 장기화될수록 매출 손실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인터넷상에서도 비교적 민감한 반응이 일어났다. 군대 간 남자친구나 가족에 대해 "부디 아무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무사귀환을 빌자" 등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일부 온라인쇼핑에서도 전투식량·라면 판매량이 느는 모습이 포착됐다. 인터넷쇼핑몰인 11번가에 따르면 지난 20일 하루 전투식량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나 급증하고 라면·생수도 각각 11%, 4% 늘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대북 사태를 자주 겪어 와서인지 갑자기 사재기에 나서지는 않고 있다"며 "오프라인 매장을 찾기 어려운 이들이나 젊은 고객 가운데 일부가 온라인 채널을 통해 비상식량 등을 구매하는 것은 늘었다"고 설명했다.

불안감을 틈타 인터넷에 유언비어를 퍼뜨렸다가 붙잡히는 일도 벌어졌다.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은 국방부를 사칭해 허위 징집문자를 작성·유포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로 김모(23)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제대한 지 3개월 된 김씨는 북한의 포격 도발이 보도된 직후인 전날 오후6시30분께 허위 징집문자를 작성, 카카오톡으로 군대 시절 선·후임 4명에게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가 작성한 문자는 '대한민국 국방부, 전쟁 임박시 만 21∼33세 전역 남성 소집' '뉴스·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라디오 등 전쟁 선포 확인되면 기본 생필품을 소지하고 국방부 홈페이지에서 장소 확인 이후 긴급히 집결 요망'이라는 내용이다. 김씨는 문자를 자신의 휴대폰으로 전송해 마치 다른 사람한테 받은 것처럼 꾸민 뒤, 해당 문자를 캡처한 사진을 유포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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