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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지난 8일 어버이날 오후 12시반. 서울 서초동 서울교육대학교 안에 동요 '아빠 힘내세요'를 개사한 '엄마 힘내세요' 노래가 울려 퍼졌다. 오전 내내 노래와 율동을 연습했지만 실수를 연발하는 아이들의 수줍은 미소에 엄마들은 입이 귀에 걸렸다. 공연을 마친 아이들이 엄마에게 달려가 직접 만든 종이 카네이션을 달아주자 엄마들이 아이들을 번쩍 안아 올렸다.
이날 '어버이날 깜짝 이벤트'를 주최한 곳은 락앤락의 직장어린이집인 샛별 어린이집. 아이들의 노래를 듣고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기 위해 허겁지겁 점심식사를 마치고 교대로 발걸음을 옮긴 엄마들 대부분은 락앤락 직원들이다. 아이들과의 깜짝 만남 후 사무실로 돌아온 락앤락 직장맘들은 이미 초등학생 이상의 자녀를 둔 다른 직원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친환경 시설과 고급 식사 등으로 락앤락 샛별 어린이집은 서초동 일대 '하늘이 내린 어린이집'으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해부터 주민들에게도 개방하는데 보통은 50명 이상의 아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지만 쾌적한 환경을 위해 최대 30명만 모집하고 있어 대기수요가 많다.
주부 차진주(36) 씨도 1년을 기다린 끝에 딸 한시온(4) 양을 샛별 어린이집에 보낼 수 있었다. 올해 출산한 둘째 아이도 대기명단에 올려둔 상태다. 차 씨는 "이 동네에서 샛별 어린이집은 최고의 어린이집으로 꼽힌다"면서 "락앤락 같은 회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대기업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회사내 어린이집이 중소기업인 락앤락의 기업문화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중소기업 하면 후생복리가 대기업보다 못하다는 통념을 보기좋게 깨뜨린 락앤락은 대표적인 '행복한 중기'로 통한다.
어린이집이 생긴 이후 락앤락 직원들의 삶은 크게 바뀌었다. 이경숙 이사는 매일 두 시간 출퇴근길 차에서 둘째 딸 박수민(4) 양의 노래를 듣는다. 이 이사는 "매일 퇴근 후 귀가 시간이 오후 8~9시라 집안일을 하고 초등학생인 첫째 아이 공부를 도와주고 나면 둘째 아이와 보내는 시간은 잠잘 때 책을 읽어주는 게 고작이었다"며 "하지만 직장어린이집에 둘째 아이를 보내면서 하루 2시간은 꼬박 둘만의 시간을 보낸다"고 설명했다.
정보화추진팀의 이희정 대리는 지금도 샛별어린이집이 없었다면 4개월된 아기를 어디에 맡겼을지 지금도 까마득하다. 이 대리는 "3개월 출산휴가 후 복귀하면서 아이를 샛별어린이집에 보냈는데 여러 선생님들이 아이를 돌봐주고 이유식도 발달 단계별로 만들어줘 수월하게 키웠다"며 "점심시간을 활용해 아이 예방접종도 하고 병원에도 다닐 수 있어 무척 편했다"고 흐뭇해했다.
수십명의 아이들이 한꺼번에 수용되는 일반 어린이집에 보냈다가 한달 동안 아이가 세 차례나 폐렴에 걸려 속상했던 경험이 있는 김민정 과장도 최근에는 아이의 건강 걱정을 덜었다. 김 과장은 "지난해 어린이집들마다 수족구병으로 몸살을 알았을 때도 샛별어린이집은 수용인원이 적고 환경이 쾌적해 안전지대였다"며 "매월 한 두 차례 방역소독을 실시하고 아이들 먹거리 위생도 제3 기관에서 철저하게 점검한다는 점이 특히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친해지니 같은 회사 직원인 엄마들 역시 가족처럼 가까워졌다. 윤혜진 과장은 "샛별 어린이집이 생긴 이후 나처럼 회사 근처로 이사를 온 직원들이 많은데 주말마다 아이들과 부모들이 함께 소풍도 가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닌다"며 "직원들이 가까워지니 사무실 분위기도 더 편안해졌다"고 미소를 지었다.
사무실 대신 단독주택 개조… 모래놀이터·잔디마당 등 마련 서은영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