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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재정위기 雪上加霜

은행들마저 돈 줄 마르고… 그리스 구제금융 다시 안갯속…<br>美 MMF, 은행채 비중 축소등 유럽은행 벼랑끝 위기로<br>ECB수뇌부 "유럽재정안정기금 늘리고 재정 통합 해야"



유럽 재정위기 雪上加霜 세계가 공포… 더 엄청난 놈 온다은행들마저 돈 줄 마르고… 그리스 구제금융 다시 안갯속…美 MMF, 은행채 비중 축소등 유럽은행 벼랑끝 위기로ECB수뇌부 "유럽재정안정기금 늘리고 재정 통합 해야" 한동훈기자 hooni@sed.co.kr 지난 7월 그리스 구제금융을 기점으로 가닥이 잡힐 것으로 예상됐던 유럽 재정위기가 또 다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유로존 재정위기에 더해 유럽 은행들마저 심각한 자금난에 빠진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논의마저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유럽은 또 한번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5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은 유로존 은행들의 돈줄이 본격적으로 얼어붙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중앙은행(ECB)에 따르면 유럽 은행들이 지난 주말까지 ECB에 단기로 맡긴 돈은 1,511억유로로 1년 래 최대 규모에 달했다. ECB의 단기 자금 예치가 급증했다는 것은 은행들이 돈을 굴리기 보다는 자금 경색에 대비해 안전한 중앙은행에 현금을 맡기고 있다는 의미다. 이 경우 시중은행의 여신이 급속도로 위축되면서 돈줄이 말라붙을 수 밖에 없다. 유럽 은행권의 주요 자금조달원이었던 미국 머니마켓펀드(MMF)도 유럽 은행에서 발을 빼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MMF는 지난 7월 이후 두 달 연속으로 유럽 은행채 비중을 줄이고 일부 프랑스 은행에 대한 주요 여신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 연방주택금융공사(FHFA)가 지난 2일 도이체방크, 크레디 스위스, 소시에떼 제네랄 등 유럽 주요 은행들을 부실 모기지증권 판매 혐의로 미 연방법원에 기소하면서 가뜩이나 자금 조달에 애를 먹는 유럽 은행들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급기야 유로존 은행들은 공개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나섰다. 요제프 아커만 도이체방크 최고경영자(CEO)는 5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 참석해 "현재 유로존 금융상황은 2008년 금융위기 때를 연상시킨다"며 "만약 유로존 은행권이 변동성이 극심한 현 상황에서 헤어컷(자산 평가절하)을 받아들인다면 결국 파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로존 제 2의 경제대국인 프랑스 은행권도 곤란한 처지를 실토했다. 프랑스 경제지 레제코는 프랑수아 페롤 프랑스 은행연합회장이 유로화 유동성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달러화 단기 차입에는 부담이 있음을 시인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그리스 6차 구제금융 지원 논의마저 지지부진하면서 유로존 상황은 더욱 꼬이고 있다. 그리스 구제금융을 주도하고 있는 유럽연합(EU)ㆍECBㆍ국제통화기금(IMF) 등 트로이카의 실사단은 앞서 그리스가 더 혹독한 재정개혁안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구제금융 6차분 지급을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그리스 구제금융에 절대 영향력을 행사하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지방선거에서 또 다시 패하면서 구제금융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구제금융과 관련한 독일 헌법재판소의 판결도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독일 헌재는 오는7일 지난 해 그리스 구제금융 지원이 독일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했는지, 독일 정부가 구제금융 시행 전에 의회에 승인을 요청해야 했는지에 대해 위헌 여부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만약 독일 하원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판결이 나올 경우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달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독일 하원의 승인 절차가 추가되면 유로존 구제금융 지원이 더욱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상황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계 제로 상태에 빠지자 ECB 수뇌부들은 일제히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장 클로드 트리셰 현 ECB 총재와 마리오 드라기 ECB 차기 총재는 이날 싱크탱크인 몽테뉴 연구소 주최로 파리에서 열린 회동에 나란히 참석해 유로존 정상들에게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확충 및 재정통합 등 즉각적인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드라기 차기 총재는 "현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EFSF 자금 규모가 충분하다는 것을 시장에 각인시켜야 한다"며 지난 7월 합의한 대로 EFSF 확충에 신속히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드라기는 한 발 더 나아가"경제 및 정치 통합을 보강하기 위한 획기적인 조치가 시급하다"면서 사실상 재정동맹 논의를 시작할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EFSF 확대를 두고 독일 내에서 반대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유로존 회원국인 슬로바키아 집권 여당이 EFSF 확대 개혁안에 반대, 12월까지 투표를 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어 해결책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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