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소비 위축속 해외선 `펑펑`

국내 소비는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반면 부유층을 중심으로 해외에서의 소비는 늘어나고 있다. 부유층들이 국내외에서 여전히 풍족하게 돈을 쓰고 있지만 중산층이나 저소득층의 경우 가계 부채 등의 문제로 지출을 억제해 소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추세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3분기 중 해외소비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나 늘면서 사상 최대인 3조원을 기록한 반면 국내 소비는 2.7%가 줄었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들어 9월말까지 해외 소비지출규모는 7조3,71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조101억원에 비해 3,600여억원 증가했다. 해외소비에는 업무상 출장비나 단기 연수비 등도 포함되지만 대부분 우리 국민들이 외국에 나가 골프를 치거나 여행을 하면서 뿌린 돈이다.

특히 3분기 해외소비는 3조89억원으로 분기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의 2조5,382억원에 비해 17%, 2분기의 1조9,328억원에 비해서는 무려 55.6% 급증한 것이다.

이처럼 해외소비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는 데 반해 올들어 국내소비는 1분기에는 제자리걸음을 한데 이어 2분기에는 2.5% 감소했고, 3분기에는 감소 폭이 2.7%로 확대됐다.

한은 관계자는 “무분별한 관광 등 국외소비지출 확대는 국내 관련 업종의 경기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중장기적으로 국내 여행서비스업의 경쟁력을 높여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는 동시에 내국인 관광수요를 국내에서 충족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소비양극화 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대부분 품목에 대한 소비가 감소하고 있는 반면 고급내구재 위주의 명품 소비는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프로젝션TV 등 고급 가전제품의 출하량은 올들어 두 자릿수 이상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올들어 분기별 프로젝션TV 내수 출하량 증가율은

▲1분기 75.1%

▲2분기 25.6%

▲3분기 68.3% 등을 기록했다. 또 DVD 플레이어 출하량은 1분기 15.4%, 2분기 11.8%, 3분기 12.9%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이연선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