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5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국내 채권시장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외국인이 국채선물을 대거 매도하면서 시장이 출렁거릴 듯 했지만 다음달 기준금리가 인하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여전히 시장을 지배하면서 강보합으로 장을 마감했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0.01%포인트 오른 2.62%로 를 기록했다. 5년물 금리는 전날과 동일한 2.72%로 사상 최저치 행진을 이어갔으며 10년물 금리도 전날보다 0.01%포인트 떨어진 2.95%로 마감했다.
이날 국채선물시장에서 3년만기 국채 선물(KTB) 3월물은 전 거래일과 동일한 106.70을 기록했다. 기준금리 인하 발표로 외국인이 7,820계약 순매도 했지만 기관이 7,914계약 순매수하면서 지수의 추가 하락을 막았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동결에 외국인이 대거 국채 선물을 매도하기는 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채권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주식시장에 비해 채권시장의 투자 매력도가 높은데다 4월 기준금리가 인하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홍정혜 신영증권 연구원은 “엔화 약세로 일본에 투자한 외국인이 한국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데다 여전히 원화가 강세를 띠면서 원화국채 투자 매력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이날 토빈세 등 외환규제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면서 당분간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입돼 채권시장이 강세를 띨 것”으로 내다봤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김 총재의 금통위 발언에서 일부 매파적인 시각도 포착할 수 있었지만 ‘새정부 출범=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공식이 여전히 시장에 종교적인 믿음처럼 퍼지고 있다”며 “4월까지 이런 심리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섣불리 국채 매도를 권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4월에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적어도 시장은 당분간 ‘4월 기준금리 인하’에 베팅해 채권시장이 초강세를 띨 것이란 분석이다. 신동수 NH농협증권 연구원도 “한은은 경기부양 시그널 차원에서 한 차례 정도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며 "정부 조직법의 국회통과와 내각 구성이 지연되고 있는 만큼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은 4월 금통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 금리 수준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상당 부분 반영했기 때문에 채권금리가 소폭 반등할 것이라 의견도 내놨다. 공동락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통화당국의 현 경기 진단등을 감안할 때 4월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보인다”며 “현 시장 금리 수준 자체가 이미 기준금리 1회 인하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제한적으로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공 연구원은 향후 1개월 관점에서 국고채 3년물 기준으로 예상 금리 범위를 2.60~2.85%로 제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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