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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가고… 다시 몰려오는 유커

"메르스 더이상 걱정하지 않아요… 신나게 먹고 쇼핑 즐기다 가야죠"

관광공사·아시아나 공동 유치

6월이후 최대… 내수 숨통 기대

"쇼핑하러 10만위안 챙겨왔어요"

국제선 예약 취소도 급감 … 한국관광 재개 '시그널'

중국 충칭발 아시아나항공으로 지난 11일 저녁 입국한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이 한국관광공사의 마스코트인 색동이와 초롱이의 환영을 받으며 밝은 표정으로 들어오고 있다. /영종도=이호재기자


국제선 예약 취소도 급감 … 한국관광 재개 '시그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때문에 주위에서 걱정이 있었지만 저희는 전혀 겁나지 않아요. 쇼핑도 즐기고 맛있는 것도 먹으면서 신나게 즐기다 갈 겁니다."

지난 11일 오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공항에 느닷없이 한복을 차려입고 인형의 탈을 뒤집어쓴 남녀 한 쌍이 나타났다. '초롱이'와 '색동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들은 한국관광공사의 마스코트.

오후5시30분, 입국장 문이 열리며 한 무리의 중국인이 설렘 가득한 표정으로 들어오자 둘은 기다렸다는 듯 준비해 온 현수막을 펼쳐 보였다. 거기에는 '한국 방문을 열렬히 환영한다'는 내용의 중국어가 써 있었다.

메르스로 인한 공포와 불안 때문에 한동안 발길을 뚝 끊었던 외국인 관광객이 우리나라를 다시 찾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선봉대는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다.

충칭의 한 호텔에서 함께 근무하는 신혼부부인 왕즈리(29)씨와 티엔티엔(28·여)씨는 "원래는 6월에 오려고 했다가 방문을 취소했다"며 "지금은 메르스가 완전히 진정됐다고 판단해 들뜬 마음으로 한국을 찾았다"고 환한 웃음을 지었다. 자신을 자영업자라고 소개한 슝쉐지안(21·여)씨는 "한국에 온다고 하니 가족과 친구들이 많이 걱정하던데 별로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느꼈다. 마스크도 아예 안 가져왔고 김치를 맛볼 생각에 기대를 잔뜩 하고 있다"며 웃었다.

이날 충칭에서 날아온 단체관광객들은 메르스로 울상에 지었던 지난 한 달간의 내수경기를 돌아볼 때 상징적인 의미가 깊다. 관광공사가 2만원이 넘는 텀블러와 부채 등의 기념품을 일일이 챙겨주고 마스코트까지 동원한 환대행사를 연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날 입국한 38명, 하루 뒤인 12일 들어온 29명 등 총 67명의 여행객은 관광공사와 아시아나항공이 공동으로 4박5일의 방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공동 마케팅을 벌여 유치에 성공한 중국 단체관광객이다.

메르스가 대한민국을 덮쳤던 6월 이후 항공편으로 들어온 최대 규모의 외국 단체여행객이다. 아시아나항공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 이후 20~30명 단위의 여행객은 있었지만 60명 이상이 비행기를 타고 들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단체여행객은 잦아드는 메르스의 기세 속에서 유커를 비롯한 외국인들이 한국을 다시 찾기 시작했다는 일종의 '시그널'인 셈이다.

실제로 이날 만난 여행객들에게서 감염병을 우려하는 불안한 기색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또 한동안 썰렁했던 공항이 다시 수많은 인파로 북적였지만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신혼여행을 온 티엔씨는 "지난해 3월에도 여행을 왔는데 그때 기억이 너무 좋아 이번에 또 오게 됐다"며 "화장품과 옷·가방 등 마음껏 쇼핑을 즐기기 위해 10만위안(약 1,818만원) 정도를 챙겨 왔다"고 귀띔했다.

대만에서 온 학생인 임방음(28·여)씨도 "1박2일로 명동 쇼핑을 하러 왔다"며 "사스처럼 메르스도 예방만 잘하면 될 것 같아 아무 걱정도 하지 않는다"는 말을 남기고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발걸음을 옮겼다.

정부와 시민이 합쳐 메르스 사태를 어느 정도 극복하면서 관광객 몰이에 물꼬가 트이자 다른 항공사를 통한 대규모 방한 일정도 속속 잡히고 있다. 대한항공은 목적지와 출발지는 다르지만 총 66명의 중국 관광객을 유치했다.

우선 12일에는 베이징에서 18명이 제주도를 찾았으며 13·17에는 각각 창사와 상하이에서 17명, 31명의 단체 관광객이 인천으로 들어온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메르스 확산으로 인한 여행 수요 침체를 빨리 극복하기 위해 평소보다 높은 티켓 할인율을 적용해 모객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13일부터 현지 여행사 대표와 언론인 등 300명의 중국인을 초청하는 대규모 방한 행사(항공료·숙박료 등 제공)도 실시할 예정이다.

항공업계가 관광 수요 극복을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외국인들 또한 메르스 사태가 진정세로 접어들었다고 판단하면서 국제선의 예약 취소자 현황도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지난 6월7~13일 하루 평균 6,640명이나 됐던 아시아나항공의 국제선 예약 취소자는 6월28일~7월4일에는 602명으로 뚝 떨어졌다.

김도현 한국관광공사 중국팀 차장은 "유커를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 규모를 늘리기 위해 공연 티켓과 테마파크 입장료 제공 등의 혜택을 끼워 넣은 상품을 개발 중"이라며 "여행객들의 한국 방문이 다시 시작되면서 내수 경기도 곧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 2014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은 1,400만명에 달했으며 나라별로는 중국인이 610만명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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