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시장 양강체제로 홈플러스, 홈에버 2조3,000억원에 인수…매출 7조8,000억으로 이마트와 격차 줄여"인수가 부담·상권중복에 시너지 의문" 지적도 김현수 기자 hskim@sed.co.kr 홈플러스가 이랜드그룹 계열의 대형마트인 홈에버를 인수, 이마트와 함께 대형마트 시장에서 양강 체제를 구축한다. 홈플러스는 14일 이랜드 그룹의 홈에버 36개 매장(오픈 예정인 천호점 포함)을 2조3,000억원에 일괄 매입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2조3,000억원에는 부채 등이 포함됐다. 홈플러스의 홈에버 인수는 영국 테스코가 10여명의 실무진을 국내에 파견해 직접 진행했으며 지난달 예비실사를 거쳐 한달 만에 본계약 단계에 이르렀다. 홈플러스의 홈에버 인수에 따라 대형마트 업계는 ‘1강 2중 1약’의 구도에서 이마트, 홈플러스의 양강 체제로 변화될 전망이다. 기존 홈플러스와 2위 경쟁을 벌이던 롯데마트는 외형면에서 홈에버를 인수한 홈플러스에 밀려 3위로 처지게 됐다. 특히 홈플러스는 홈에버 인수로 대형마트 1위인 신세계 이마트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트는 오는 15일 오픈하는 여의도점을 포함해 전국에 112개의 점포를 갖추고 있는데 홈플러스는 기존 66개 점포에 홈에버의 36개 점포를 합쳐 102개 점포를 보유하게 돼 이마트와 규모의 경쟁을 벌일 수 있게 됐다. 물론 홈에버를 인수한 뒤 중복 상권에 대한 정리가 뒤따르겠지만 홈플러스도 올해 10~12개 점포를 추가로 오픈할 계획인 만큼 이마트와 점포수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에서도 이마트와의 격차를 줄이면서 양강체제를 갖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매출은 이마트가 10조5,000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고 홈플러스 6조2,000억원, 롯데마트 4조3,000억원, 홈에버 1조5,767억원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이번 인수로 홈플러스 매출은 7조8,000억원으로 늘어나게 돼 이마트와의 격차는 3조원 이내로 줄고 롯데마트와는 3조원에 가까운 갭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영업 측면에서도 이마트와 홈플러스의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가 홈에버 매장의 효율을 홈플러스 수준으로 조기 정상화할 경우 홈에버의 매출이 기존보다 2배 가량 증가하며 경쟁업체를 위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진 우리증권 애널리스트는 “홈플러스의 홈에버 인수는 선두인 이마트보다 3위인 롯데마트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이마트의 경우 이미 영업이익률이 8%대에 이를 정도로 고수익 체질을 확보했지만 롯데마트는 아직 그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어 홈플러스의 홈에버 인수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홈플러스의 모회사인 영국 테스코가 유로화 강세를 등에 업고 홈에버 인수라는 베팅을 했지만 실질적인 시너지 효과가 날 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2조3,000억원이란 인수가액이 예상보다 큰데다 홈에버와 홈플러스 점포 가운데 상권이 중복되는 점포도 적지 않아 매장 정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비정규직 문제 등 노사갈등도 홈플러스의 홈에버 인수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다 공정거래법상 독과점 규정도 걸림돌이다. 현행 기업결합 심사에서 상위 1개사의 시장점유율이 50%를 넘거나, 상위 3사의 시장점유율 합계가 75%를 넘으면 독과점으로 추정되는 만큼 홈플러스의 홈에버 인수가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