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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마테오의 왕자

◎소프트웨어분야 2위 부호인 래리 엘리슨은 변덕과 기교로 2백80억달러 규모의 제국을 지배한다.그의 다음 목표는 마이크로소프트.래리 엘리슨에 대해 말할 수 있는 한가지는 그가 수십억 달러를 벌었을 때 즐기기로 결심했다는 점이다. 누군가 내리는 지시를 그가 왜 들어야하는가. 왜 그는 걱정하는가. 그는 『그것은 결실없는 행동처럼 보인다. 내가 관찰하고 계획하고 생각하며 전략을 짠다』고 말한다. 그는 원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어디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말하고 살 수 있다. 그는 10억달러를 벌은 게 사실인가. 정확히 말하면 70억달러다. 그리고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들어본 적도 없는 데이터베이스 관리 프로그램덕에 성공한 이 변덕스러운 소프트웨어 귀족은 행운을 충분히 이용했다. 그는 또한 모순덩어리이다. 한번은 가까운 친구가 10억달러를 가지는 게 무엇과 같은지를 물었다. 그는 『그건 매우 초현실적인 경험이야』고 대답했다. 그는 이어 『내가 사는데 있어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아』라고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덧붙였다. 이제 그가 경쟁하는 방식을 생각해 보자. 그는 지난주 타임지에 『사람들은 모든 사업동기를 나의 행동에서 찾으려 한다』며 『하지만 일반적으로 내가 하려는 것은 오라클, 오라클의 주주들, 그리고 크게는 사회에 최고의 이익을 안겨주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적어도 기술을 이용하는 것에 관해서는 단순함과 조화의 미덕을 설교한다. 그러나 그는 마치 닌자의 전사처럼 그의 사업을 지휘한다. 업계 거물은 『내가 이제껏 15년내지 20년동안 그와 사귀어온 경험에 따르면, 그가 경쟁자들에 대해 말할 때 비유가 매우 과격하다. 그는 「이곳이 우리가 그들의 가슴에 칼을 꽂은 부분이야」라든지 「그들은 질식해 죽을 거야」라고 말한다. 이 비유는 체스에서 따온 것도 아니고 성경에서 따온 것도 아니다. 그는 이것을 마치 개인 전쟁으로 본다』고 말한다. 전사 문화가 기업으로 나타난 것이 엘리슨이 지난 20년이 넘게 이룩한 소프트웨어와 컨설팅부문의 거두 오라클이다. 오라클은 데이터베이스에 정보를 저장하고 조작하는 사업부문에서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가상 레슬링을 즐기고 있다. 지난 회계연도에서 이 회사는 퍼시픽 벨과 아메리칸 에어라인에 계산검색기록 및 항공예약 등을 지원, 42억달러의 수입을 얻고 6억달러이상의 이익을 올렸다. 이 회사의 시장가치는 타임워너나 H.J.하인즈보다 많은 2백80억달러이며 지난 10년간 연간 30%가 넘는 성장률을 누리고 있다. 소비자들은 오라클의 소프트웨어가 비록 수백만달러에 달하지만 더 많은 돈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오라클을 좋아한다. 주주들은 5년전 투자했던 1만달러가 이제는 12만7천달러로 가치가 오르자 높은 수익률에 대해 찬사를 보낸다. 지난 1년간 엘리슨은 브리티시 텔레콤, 인텔, 그리고 켈로그와도 거래계약을 맺었다. 지난 91년 회사를 파산에서 구출한 오라클의 사장이자 엘리슨의 절친한 친구인 레이 레인의 도움을 받아 엘리슨은 실리콘밸리의 가장 믿을 만한 이익업체중 하나를 건설했다. 이제 그는 다음 일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지난 18개월중 많은 시간동안 그는 곤경에 빠진 애플컴퓨터사를 매입할까 말까를 놓고 장난을 쳐왔다. 그러나 지난주 엘리슨이 적어도 당분간 애플 매입을 철회한다고 밝힘으로써 이 매수건은 사그라들었다. 대신 거의 10억달러에 달하는 현금을 가지고 있는 오라클이 한국의 LG전자와 짭짤한 합작사업을 검토중이라고 실리콘 밸리의 내부관계자가 말한다. 이 두가지는 모두 오라클을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에서 대형 가전업체로 탈바꿈시키도록 면밀히 계산된 야심찬 거래다. 코네티컷의 컨설팅회사인 기가 인포메이스그룹의 에반 바우어 부사장은 『래리는 괴짜이기는 하지만 결코 바보는 아니다』고 말한다. 엘리슨의 이같은 거래는 PC산업에서 혁명을 일으키려는게 목표이다. 그는 오늘날의 소프트웨어는 너무 복잡하고 누구도 사용하지 않는 장치가 달려있다. 더욱 잘못된 것은 수천달러나 나가는 대중적인 개인컴퓨터가 결코 개인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대신 그는 『PC는 연필같은 것이어야 한다』고 말하는데 이 말은 PC가 값싸고 접하기 쉽고 사용하기에 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엘리슨은 그 대안으로 값싸고 사용하기 편리한 새로운 세대의 네트워크 컴퓨터(NC)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아이디어는 아주 간단하다. PC의 핵심부품인 정보처리장치, 스크린, 모뎀과 많은 용량의 정보를 대부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통신망을 서로 결합시켜 5백달러미만의 염가 제품을 선보인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오라클의 데이테베이스같은 소프트웨어가 이런 모든 장점을 충분히 활용해 자유롭게 항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줄 수 있다는 배경이 깔려있다. 엘리슨 입장에서는 가장 우선적인 목적이 애플사처럼 유명하고 익숙한 사용자환경(UI)를 만들어내 나자렛처럼 날카롭고 작은 경고음만으로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심장부에 말뚝을 박는 것이다. 이때 애플사뿐만 아니라 엘리슨이 마이크로소프트사, 특히 최고경영자인 빌 게이츠에 대해 느끼게 될 달콤한 복수심은 아마도 패튼이 롬멜에 대해 느끼는 것과 비슷할 것이다. 빌 게이츠가 보유하고 있는 3백20억달러 상당의 주식은 엘리슨의 7억달러를 초라하게 만든다. 그러나 엘리슨은 개인적인 차원의 싸움이 아니라고 주장한다.『나는 빌 게이츠를 이기는 것보다 마이크로소프트사를 무너뜨리는데 더 관심이 많다. 나는 개인용 컴퓨터와 그 산업에 달라붙어 있고 잘 나가는 컴퓨터시대의 종말을 보고 싶을 뿐이다』라고 엘리슨은 말한다. 게이츠는 이같은 독특한 아이디어에 별로 흥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비록 그가 철제 안경과 더벅머리 머리카락 뒤편에 자신의 야망을 숨겨놓고 있지만 그는 오라클의 데이터베이스산업에 뛰어들 의도를 갖고 있다. 결국 미래의 정보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데이터 관리이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엘리슨의 가장 촉망받던 엔지니어를 몇명 빼내오긴 했지만 오라클사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엘리슨의 신경이 주변의 위협으로 날카로와지면서 오라클의 호전적인 문화도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지난 6개월동안 오라클은 데이터베이스분야의 주요 도전자인 캘리포니아에 본부를 둔 인포믹스사의 가미가제식 공격을 받고 한발 물러서 있었다. 인포믹스는 최신의 시장수요를 반영한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으로 오라클을 기습했다. 인포믹스는 자신들의 프로그램이 데이터베이스가 제몫을 해내자면 귀찮을 수 밖에 없는 테라바이트단위의 정보에서도 훨씬 더 빠르고 효율적인 탐색작업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오라클은 잠시 침체된듯 했으나 엘리슨의 민첩한 판매요원과 의욕적인 프로그래머들은 재빨리 이같은 도전을 제거해냈다. 엘리슨은 『인포믹스는 수많은 잘못을 저질렀다』면서 『그들은 소프트웨어 대신에 수표를 쓰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인포믹스는 1·4분기중 1억4천만달러의 손실을 입었으며 상징적인 희생물로 최고재무경영자가 사임했다고 지난주 발표했다. 이는 엘리슨이 가장 좋아할만한 유혈 승리였다. 그는 친구들에게 『2등이란 여전히 패배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곤 한다. 그렇지만 오라클이 마이크로소프트만을 권좌에서 내려앉히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팀플레이를 통해서만 승리를 쟁취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사무라이의 투구를 수집하는 것만큼 고독한 전사의 명성을 소중히 간직하는 사람에겐 낯선 역할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사람도 나이가 들면 성숙해지듯이 네트워크 컴퓨터에 대한 그의 야망이 바로 엘리슨을 협조적인 자세로 변화시킨 듯하다. 오라클은 이미 실리콘 밸리의 선 마이크로시스템즈나 넷스케이프같은 회사들과 반마이크로전선을 결성하기 시작했다. 엘리슨은 이를 통해 브라우저와 함께 완벽한 NC 인터페이스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내에서는 요즘 공동창업자인 레인이 일상적인 업무를 챙기고 엘리스는 보다 원대하고 전략적인 사고를 위해 일로부터 자유로운 상태다. 포레스터 연구소의 바비 캐머론에 따르면 계산은 단순하다.『레이 레인의 의자는 지상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엘리슨은 회사밖에서는 팀웍을 선호하고 있으며 특히 밀켄과 함께 교육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96년 두사람이 만든 날리지 유니버스사는 컴퓨터를 이용해 아이들이 부모들과 함께 더 빨리, 더 효율적으로 배우도록 도와준다. 또 밀켄, 에리슨, 애플사의 공동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는 부유한 소년클럽과 비슷한 것을 만들었다. 그곳에서는 일본식 원예, 분자생물학, 생선초밥, 건강수프 등에 대해 애기할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은 우호적인 관계에도 불구하고 엘리슨은 부자들이라면 으레 갖기 마련인 자기 자신에 대한 집착에 사로잡혀 있다. 오라클사가 엘리슨의 전사정신을 반영하고 있듯이 회사의 미래는 기술적인 방향에 대한 그의 꿈을 보여주게될 것이다. 그런 주제에 관해 그가 갖고 있는 경이로움은 그 어느때보다 활기에 넘쳐있다. 『내가 어느 정도나 기술 발전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또 기술이 우리 사회를 얼마나 변화시킬지 무한한 호기심을 갖고 있다』고 말하는 에리슨의 말투에는 조급함이 묻어있다. 『우리는 갖가지 흥미로운 질문에 대답해야만 한다. 오라클이 마이크로소프보다 더 중요한 회사가 될 수 있는가. 나는 궁금해 죽겠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다.<조슈아 쿠퍼 라모,데이빗 S.잭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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