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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은 새로운 시작”

젊은 관객 위주의 영화 시장에 중ㆍ장년 층을 겨냥한 작품이 잇달아 등장해 눈길을 끈다. 연극 연출가 이윤택이 만든 `오구`와 이수인 감독의 `고독이 몸부림칠 때`가 그것으로 각각 탤런트 강부자와 김무생 주현 송재호 선우용녀 양택조 등 중년 배우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이 세대의 이야기를 진행해 간다. ◇오구=28일 개봉할 `오구`는 270만 관객이 다녀간 화제 연극 `오구`를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이다. 죽음과 화해, 인생에 대한 성찰이 작품의 주제. 씨 할매(강부자 분)는 꿈에서 저승사자를 만나자 고이 숨겨뒀던 통장을 꺼내 굿을 치러달라 당부한다. 지상에서 맺혔던 것을 모두 풀고 떠나는 게 할매의 마지막 소원. 씻김을 통해 삶과 죽음을 말하는 주제 의식은 중견 배우 및 연출가의 관록 없이는 재현되기 힘든 부분임을 새삼 확인할 수 있다. 연극에 이어 영화 연출을 맡은 이윤택(51) 감독은 `시민K`, `청바지를 입은 파우스트`, `문제적 인간-연산` 등을 만든 관록 있는 연출가. 부산에 기반을 둔 제작사 마오필름이 충무로 투자자들의 외면 속에 지역 업체들로부터 총 18억원의 제작비를 끌어 아 작품을 완성했다. ◇고독이 몸부림칠 때= 반면 `고독이 몸부림칠 때`(제작 마술피리)는 노년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영화다. 우아한 노부인을 놓고 마을 노인네들이 벌이는 익살스러운 혈투극이 주된 줄거리. 사랑 이야기가 결코 젊은이들의 전유물만이 아니라는 나직한 목소리를 영화 전반 들을 수 있다. 평화롭기 그지없던 작은 마을 물건리. 서울에서 온 노부인 송인주(선우용녀 분) 여사가 등장하자 온 마을이 술렁대기 시작한다. 고독에 몸부림치던 중년 남자들의 마음이 한순간 송여사에게 `꽂혔기` 때문. 곱고 우아한 자태의 그녀를 보자마자 마음을 빼앗긴 찬경(양택조 분), 진봉(김무생 분), 필국(송재호 분) 등 세 명의 어르신들은 송 여사의 환심을 사기 위해 고군분투하기 시작한다. 성격 만큼이나 `작업 스타일`도 판이하게 차이 나 웃음을 준다. 2004년 1월 개봉 예정. <정리=이혜진기자 has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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