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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걷다보면 더 아름다운 물길 들길 산길…

■ 가을철 트레킹 가볼만 한 곳<br>해안선 '늠내길'서 노을 감상… 월정사 숲길 가을정취 만끽… 지리산 둘레길은 소박 그 자체

강화 돈대

문경새재는 마사토 숲길이 많아 맨발로 걷기 좋다.

최근 제주도 올레길과 지리산 둘레길 등 친환경 트레킹 코스가 인기를 끌면서 전국적으로 '걷기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가파른 산을 오르는 등산로와 달리 평탄한 들판이나 산 둘레를 천천히 걷는 트레킹은 육체적인 부담을 덜하면서도 자연의 매력을 흠뻑 느끼면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그래서 프랑스의 사회학자 다비드 르 브르통 교수가 "걷는 사람은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이고 모든 것과 다 손을 잡을 수 있는 마음으로 세상의 구불구불한 길을, 그리고 자신의 내면의 길을 더듬어 간다"며 걷기를 예찬했던 것이 아닐까. 이 같은 걷기 열풍에 힘입어 각 지자체들도 앞 다투어 명품 걷기 코스를 쏟아내고 있다. 된서리가 내리기 시작한다는 상강을 앞둔 가을, 가족이나 연인의 손을 잡고 아름다운 길을 걷는 것은 어떨까. ◇갯벌과 숲을 함께 즐기는 시흥 '늠내길' =수도권 지역 장거리 걷기 코스(13㎞, 소요시간 5~6시간)인 '늠내길'이 얼마 전 열렸다. 경기도 내 유일한 내만 갯벌(내륙으로 깊게 들어온 갯벌) 뿐만 아니라 선사 유적 공원, 사색의 숲, 약수터 등 아름다운 풍광들을 벗 삼아 걸을 수 있는 게 가장 큰 매력. '늠내길'이라는 명칭은 '씩씩하고 건강하게 성장하는' 혹은 '늠름한 기상이 묻어나는' 의미를 갖는다고 한다. 옥녀봉과 군자봉, 수압봉 등 시흥시내 주요 산과 그 산들을 잇는 고개들을 이어 만든 '숲길'이 정겨운 걷기 코스를 선사하고 있다. 갯고랑 주변을 에돌아 걷는 '갯골 길'도 늠내길의 매력 포인트다. 시흥시는 앞으로 낭만적인 바다 노을을 감상할 수 있는 '해안길', 논과 어우러진 수로를 따라 사시사철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는 '물길', 저수지와 더불어 드넓게 펼쳐진 들을 가로지르는 '들길', 폐 염전을 주변을 거니는 '염전 길' 등 아름다운 자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코스를 개발해 늠내길과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마음을 다스리는 반나절 걷기 예찬, 강화 해안도로=시원한 가을 바람을 맞으며 나들이를 떠나고 싶은 사람이라면 '강화대교'와 '강화초지대교'를 사이에 둔 2차선의 강화 해안도로가 제격이다. 강화 해안도로는 승용차로는 15분 거리의 짧은 코스이지만 풍광을 맛보며 쉬엄쉬엄 걸으면 약 2~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해안도로를 산책하다가 지치면 크고 작은 돈대에 올라 잠시 쉬어가는 여유도 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문화생태탐방로로 지정된 둘레길도 추천할 만하다. 강화산성에서 해안가의 53개 돈대를 잇는 탐방로와 고려왕릉이 있는 진강산 둘레길 등 55㎞ 구간이다. 특히 1코스와 2코스의 연결점인 광성보에서 온수사거리까지 6.2㎞ 구간에는 강화 해안 자전거 도로까지 나 있어 자전거 하이킹도 가능하다. 건평나루·건평돈대·망양돈대·외포선착장 등으로 이어지는 길은 서해안의 절경 코스로 저 멀리 석모도를 바라보며 걸어가다 붉은 노을을 만날 수 있는 해넘이 명소다. ◇오대산~북대사 고개길=오대산 월정사를 출발해 북대사~두로령을 거쳐 홍천군 내면 명개리를 잇는 약 25㎞ 구간은 오색단풍과 바스락 낙엽을 밟으며 걸을 수 있는 운치 있는 숲길로 추천할 만 하다. 첫 구간은 '월정사~상원사'를 잇는 9㎞의 완만한 길이며 본격적인 숲길 트레킹은 월정사 일주문에서 시작된다. 아름드리 전나무 숲길(1.2㎞)을 거쳐 오대산에 들어서는데, 전나무 숲길을 따라 불어오는 맑은 바람에 영혼까지 자유로워지는 느낌이다. 월정사에서 상원사 구간(9㎞)은 오르막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경사가 완만하다. 한 편은 맑은 계곡으로 부드러운 흙길 곳곳에 나무 터널이 드리워져 있어 깊은 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다. 골이 깊어질수록 단풍 빛깔도 짙다. 말간 계곡물을 붉게 물들인 행렬이 물길을 따라 이어진다. ◇옛 정취에 흠뻑 젖는 문경새재길=누구나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을 꼽자면 단연 문경새재길이다. 경북 문경으로 떠나는 여정은 아름다운 옛길이 있어 더욱 근사하다. 옛 길의 대표 격인 '새재'에는 아직도 고운 흙 길이 이어져 지난 세월의 자취를 고스란히 품은 듯 하다. 특히 고운 단풍잎이 가을바람에 뒹굴며 흙 길을 뒤덮는 요즘 같을 때는 바스락거리는 깊은 가을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조선 태종 때 뚫린 새재는 500여년 동안 한양과 영남을 잇는 대표적인 길이었다고 한다. 부산 동래에서 한양까지 가려면 추풍령과 새재, 죽령 등 3개의 고개 중 하나를 넘어야 했는데, 열나흘 길 새재가 가장 빠른 코스였다. '새들도 날아 넘기 힘들다'는 문경새재의 참 맛은 고갯길 걷기에 있는데 낙엽이 내려 앉은 산길은 가을 산책의 매력을 한껏 살려 준다. ◇지리산을 둘러 싸면서 걷는 길, 둘레길=이름 그대로 지리산을 오르는 게 아니라 바라보며 산의 둘레를 걷는 길이다. 지리산 보전운동을 펼쳐 온 시민단체인 '지리산생명연대'가 지난 2007년 설립한 사단법인 '숲길'에서 지리산 둘레길 조성 운동을 시작했다. 지리산 둘레길은 3개 도(전남, 전북, 경남) 5개 시ㆍ군(남원, 구례, 하동, 산청, 함양) 16개 읍ㆍ면 80여개 마을을 연결하는 300여㎞의 도보 길로 자연과 마을, 역사와 문화를 새록새록 느낄 수 있다. 현재까지 5개 구간(주천~운봉, 운봉~인월, 인월~금계, 금계~동강, 동강~수철) 70㎞가 열린 상태. 마을 앞 고갯길, 논밭 사이로 난 농로, 숲길과 강둑길 등 원래 있던 소박한 길들을 이은 것들이다. 2011년이면 800여리 지리산길이 완성될 예정이다. 남원에서 접근하는 지리산 길은 주천~운봉(14㎞), 운봉~인월(10㎞), 인월~금계(19㎞) 등 세 가지 코스이며 금계~동강(15㎞)은 함양, 동강~수철(12㎞)은 함양과 산청에 걸쳐 있다. 지리산길은 저마다 특색이 있는 것도 다른 길과 다른 점이다. 운봉~인월은 제방과 임도로 구성돼 있으며 인월~금계 구간은 남원과 함양을 가르는 산줄기 위에 놓여 있다. 풍광이 변화무쌍하고 지리산 주능선을 시원스럽게 조망할 수 있어 많은 여행자들이 찾는 코스다. 동강~수철은 계곡 따라 걷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이 중 추천할 만한 곳은 구룡치와 솔정자를 잇는 회덕~내송까지 옛길인데 길 폭도 넓고 경사도가 완만하여 트레킹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산, 바다 그리고 문화를 관통하는 목포 갓바위 길=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서 짧은 해안도로를 따라 200여m를 가면 갓바위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고, 이정표를 따라 우측으로 방향을 잡으면 바로 갓바위 해상보행교가 나온다. 해상보행교 위에 서면 갓바위가 손에 잡힐 듯 가깝다. 두 개의 바위가 갓을 쓰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해서 갓바위라 부른다고 하다. 산행은 유람선 매표소를 지나 만나는 제법 가파른 계단에서 시작한다. '갓바위 등산로 입구'라는 글이 새겨져 있는 이곳 계단이 입암산 등산로의 들머리다. 갓바위에서 능선까지는 1.3㎞ 능선에만 올라도 바로 앞에 목포 앞 푸른 바다가 펼쳐진다. 평화광장 해안산책로도 바다를 바라 보며 천천히 거닐기 좋다. 유람선 매표소가 있는 해맞이광장에서 영산하구둑까지 직선으로 이어지는 코스지만 바다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일부 구간은 산책 데크가 설치돼 있어 해변을 걷는 이상의 운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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