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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연일 신종인플루엔자A(H1N1ㆍ신종플루)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신종플루에 대한 공포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출시됐지만 최우선 접종 대상인 의료진과 방역요원 정도만 우선 맞을 수 있고 감염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학생들조차 빨라야 다음달 중순이후에나 접종할 수 있어 불안감은 여전하다. 일반인들은 내년에나 예방주사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신종플루를 피하려고 집안에만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신종플루도 계절독감과 마찬가지로 건강한 사람이 걸렸을 때는 치료만 잘하면 별 탈 없이 퇴치할 수 있다. 문제는 우리 몸의 면역력이다. 면역력이란 외부의 세균ㆍ바이러스ㆍ곰팡이 등 다양한 균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켜주는 인체 방어시스템을 말한다. 평소 높은 면역력을 갖춰놓아야 바이러스가 침입해도 감염이 안 되고 맞서 싸울 수 있는 힘을 갖게 되는 것이다. 면역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요령을 알아본다. ◇하루에 20분 햇볕을 쬐라=면역력과 관련이 있는 체내 비타민D는 대부분 햇볕을 받아 합성되고 나머지는 식품으로 보충된다. 비타민D의 농도가 떨어지면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호흡기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타민D의 혈중 농도가 정상 범위보다 낮을 때 인플루엔자를 포함한 질병에 노출될 확률이 40% 이상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햇볕을 자주 쬐면 체내에 비타민D가 생성돼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루에 적어도 20분 정도의 햇볕을 쬐는 것이 좋다. 겨울로 갈수록 일조량이 줄고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 햇볕을 쬘 수 있는 시간이 짧으므로 직장인이라면 의식적으로라도 점심시간 등을 이용해 햇볕을 쬐도록 하자. ◇면역력 높여주는 식품 섭취 늘려야=밖에서 간편히 먹는 햄버거ㆍ피자 등 패스트푸드는 설탕ㆍ염분의 함유량이 많고 칼로리만 높은 경우가 대부분이라 균형 잡힌 식사로 보기 어렵다. 집에서 해 먹는 따뜻한 음식이 면역력을 증진하는 데 좋다. 각종 면역 물질을 생산하는 단백질ㆍ무기질과 비타민이 풍부한 제철과일과 채소 등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 특히 무는 위의 기능을 강화하고 폐와 기관지를 따뜻하게 해주기 때문에 평소 감기에 잘 걸리는 사람에게 좋다. 닭고기도 따뜻한 성질의 식품으로 몸이 차고 냉한 사람에게 좋으며 맛이 담백하고 양질의 단백질과 영양소가 풍부해 면역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평소 기침을 자주하는 아이에게는 단백질과 무기질ㆍ비타민이 풍부한 호두를 먹이는 것이 좋다. 현미ㆍ수수ㆍ보리ㆍ율무ㆍ기장ㆍ메밀 등 잡곡도 몸의 저항력을 키워준다. 버섯의 베타글루칸 성분 역시 인체의 면역력을 증진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다만 무분별하게 검증되지 않은 면역력 증진 건강기능식품을 장기 복용하는 것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 만큼 피해야 한다. 듣지도 보지도 못한 건강기능식품보다는 차라리 약국 등에서 시판하는 검증된 종합비타민제를 먹는 것이 좋다. ◇평소보다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 운동을=수면부족으로 몸이 피곤하면 면역력이 떨어지므로 평소 자신의 평균 수면시간보다 충분히 자는 것이 좋다. 특히 수능시험을 앞두고 있는 수험생이라 할지라도 적당한 수면을 취해 신종플루 예방에 신경 써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은 면역력을 높인다. 다만 지나친 운동은 오히려 면역계 활동을 억제할 수 있는 만큼 하루에 30분 정도하는 것이 좋다,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정도로 빠르게 걷기, 등산, 조깅, 스트레칭, 지하철이나 버스 한 정류장 먼저 내려 걷기, 아이와 함께 공 놀이하기 등 약간 땀이 날 만큼의 규칙적인 운동을 하자. ◇지나친 음주와 흡연은 금물=스트레스는 체내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중요 요인 중 하나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몸 속의 엔도르핀이 증가하고 신체의 면역력도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폐렴 등 신종플루 합병증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급적 담배는 끊는 것이 좋고 과로ㆍ과음은 피해야 한다. 아이들의 경우에도 과도한 학업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배려해주고 되도록 일찍 잠자리에 들게 도와주자. 우울증이 있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식욕을 잃고 불면증에 시달려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다. 아이가 받는 스트레스를 무시하거나 가볍게 여기지 말고 주의 깊게 살펴 따뜻한 스킨십과 충분한 대화를 나눈다. ▲ 도움말강희철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정우길 비에비스 나무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신동길 서초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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