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복합 악재에도 불구하고 예상 밖으로 안정된 모습을 이어가자 ‘코스피지수 1,100~1,200 사이의 박스권에 안착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12일 코스피지수는 ‘네마녀의 날’과 금리 동결, 원ㆍ달러 환율 재상승이라는 여러 악재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지만 대규모 프로그램 매수세에 힘입어 소폭 상승하는 뒷심을 발휘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지수가 최근의 급등세를 발판으로 박스권에 안착하는 것은 물론 추가적인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올 정도다. ◇복합 악재 헤치고 소폭 상승=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에 비해 0.88포인트(0.08%) 상승한1,128.39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과 개인의 순매도에도 불구하고 최근 활발한 매수세를 보이고 있는 투신권을 기반으로 한 기관이 5,200억원어치나 ‘사자’에 나서면서 구원투수 역할을 담당했다. 이날 기관의 순매수액은 지난해 12월8일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증시의 가장 큰 관심사는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여부와 주가지수 선물과 옵션, 개별주식 선물과 옵션 만기일인 ‘쿼드러플 위칭데이(네마녀의 날)’였다. 당초 시장에서는 한은이 소폭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한은은 동결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시장은 당장 큰 실망을 표시하기보다는 조심스러운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미 국내 경제가 금리를 내리더라도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시점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전과는 달리 금리동결을 부정적으로 볼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황빈아 교보증권 연구원은 “과도한 금리인하가 경기 심각성을 알려주는 요소였던 만큼 기조 약화는 경기에 대한 우려를 어느 정도 완화시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금리 결정과 함께 증시의 주요 이벤트 가운데 하나였던 선물ㆍ옵션 동시 만기일의 경우 시장의 예상이 적중하며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지기보다는 장 막판에 7,400억원어치의 대규모 순매수가 나타나며 증시의 우군으로 작용했다. 또 원ㆍ달러 환율이 최근 나흘간의 급락세를 마감하고 다시 1,496원까지 치솟으며 증시를 위협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단 고점인식이 형성됐다는 점과 3월 무역수지가 흑자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 탓에 이전과 달리 ‘큰 악재’로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 박스권 안착으로 추가 상승 기대도=기준금리 동결 결정과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 등 큰 변수를 무난히 넘기자 증시는 박스권에 안착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씨티은행발(發) 2차 금융위기가 아직은 진행형이지만 위험수위가 한풀 꺾인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증시 역시 각종 변수에 따른 분수령을 무난히 넘기면서 지수는 1,100~1,200 박스권에 안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이제 증시는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와 숨 고르기 양상에 돌입할 것”이라며 “다만 미국 증시의 반등세가 연장되고 환율과 수급이 우호적으로 작용하면 1,100 중반대까지는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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