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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이산가족 남북정상에 간절한 메세지
입력2000-06-11 00:00:00
수정
2000.06.11 00:00:00
최석영 기자
[남북정상회담] 이산가족 남북정상에 간절한 메세지생사확인 만이라도…
국토의 허리가 동강난 지 지난 55년. 새 천년 첫 해에 열리는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누구보다 실향민들은 가족들을 만날 수 있을지 모른다는 부푼기대에 들떠 있다.
그러나 11일 북한측의 사정으로 정상회담이 하루 연기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실향민들은 더욱 가슴을 조리고 있다.
정상회담이 성사됐다는 소식을 들은 후 거의 매일 밤을 설친다는 김성하(78·서울 신사동 우성아파트)씨는 『북에 두고 온 해방둥이 큰 딸 「정자」와 둘째 딸 「명자」를 눈을 감기 전에 꼭 만나야 될텐데…. 金대통령, 그 양반이 우리 실향민들의 간절한 기원을 꼭 성사시켜야 할텐데 왜 하루 연기됐는지 답답하다』고 한숨을 지었다.
51년 1·4 후퇴 때 형이 연천군 인민위원회에 끌려간 이후 소식이 끊겼다는 이유증(70·경기 과천시 부림동)씨는 『이산가족들은 이제 대부분 환갑을 넘긴 고령이어서 이산가족 생사확인과 상봉을 위한 남북합의는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이번 정상회담에 거는 실향민들의 기대는 이북5도위원회 산하 이산가족정보통합센터에 접수되는 신고건수가 늘어나고 있는 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김대열 이산가족정보통합센터 소장은 『정상회담 발표 전, 하루 한 두 건에 불과했던 이산가족 신고건수가 발표 후 하루 15∼20건으로 늘었으며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실향민들은 『지금까지 남·북한 정부는 이산가족 문제에 대해 말만 늘어놓았지 실제로 한 일이 별로 없다』면서 『괜히 기대만 크게 가졌다가 크게 실망하는 것 아니냐』며 신중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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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동란 당시 평양에 살다 피난길에 가족과 이별하게 됐다는 김봉주(70)씨는 『94년 열릴 예정이었던 정상회담이 김일성주석의 사망으로 성사되지 못하고 지난해 차관급회담에서도 이산가족 문제는 전혀 진전을 보지 못했다』며 『그래도 이번에는 남북 정상간의 만남이니 뭔가 달라지지 않겠느냐는 희망을 갖고 있는데 회담이 하루 연기됐다니 뭔가 꼬이는 게 아닌가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북5도위원회가 최근 개설한 인터넷 홈페이지(WWW.IBUK5DO.GO.KR)에도 정상회담 성공을 기원하고 두 정상에게 바라는 망향의 한을 간직한 실향민들의 애절한 사연이 이어지고 있다.
고향이 황해도인 아버지 정진묵씨를 대신해 인터넷사이트를 찾은 정만식씨는 『아버지는 6·25동란 때 의용군으로 끌려와 가족과 이별하셨으며 큰아버지 함자가 정진교씨, 할아버님은 정태춘씨』라며 『이분들이 생전에 한 번이라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올 수 있도록 이번 대통령 방북에 큰 희망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최석영기자SYCHOI@SED.CO.KR
입력시간 2000/06/1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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