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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강도높은 규제 정책에 게임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찌감치 해외로 눈을 돌린 업체들이 속속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네오위즈게임즈는 지난해 해외에서만 3,603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해외 매출 비중은 전체(6,678억원)의 절반이 넘는 54%에 달한다. 이는 2010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전략 게임인 '크로스파이어'가 중국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중이고 자회사 게임온의 '아바'도 1인칭슈팅(FPS) 게임부문에서 1위를 달리는 등 해외시장에서 선전한 덕분이다. 해외부문 호조에 힘입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1,081억원, 753억원으로 각각 357%, 260% 늘었다.
윤상규 네오위즈게임즈 사장은 "해외시장에서의 성과가 가시권에 접어들면서 지난해 4분분기와 연간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며 "올해에도 전 계열사의 역량을 응집해 해외시장 개척을 더욱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되며 글로벌 게임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넥슨도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넥슨은 최근 잠정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1조2,630억원과 영업이익 5,514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전체 매출 가운데 65%를 해외에서 거뒀다. 지역별 매출 비중도 한국 35%(4,420억원), 중국 31%(3,915억원), 일본 18%(2,273억원), 미국 8%(1,010억원), 유럽∙동남아 8%(1,010억원) 등을 기록해 고른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 초기인 1998년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를 미국에 수출하며 지속적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선 결과다.
모바일 게임 전문업체인 컴투스도 지난해 매출 362억원과 영업이익 30억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홈런배틀'과 '타이니팜' 등이 인기를 끌면서 전년 대비 매출은 17.2%이 늘었고 영업이익도 14.3%가 증가했다. 특히 해외에서만 전체 매출의 49%인 176억원을 벌어들였다.
컴투스는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546억원과 45억원으로 늘려 잡았다. 당장 연말까지 43종의 신규 스마트폰 게임을 출시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임을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목표대로라면 올해 컴투스의 해외 매출 비중은 67%까지 늘어난다.
전문가들은 게임업계의 해외 진출이 올해를 기점으로 한층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고 있어 게임업계에도 글로벌 시장 공략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의 게임산업 규제가 강화될수록 해외시장 진출이 늘어나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거두는 업체들도 속속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최경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부가 국내 게임산업의 부작용을 개선하기 위한 규제에 착수하면서 국내시장을 기반으로 한 게임업체들은 일정 부분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하지만 해외매출 비중이 높은 게임 업체의 성장성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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