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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한미FTA와 협상능력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협상을 시작한 지 9개월 만에 타결됐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수출 증가와 외국인 투자 확대는 물론, 산업 각 분야의 긍정적ㆍ부정적 효과가 교차함에 따라 우리 경제 전반에 걸쳐 상당한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한 나라의 장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국가간 협정의 체결 과정에서 국익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이끌어가는 능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 대표단이 그동안 보여준 협상 능력은 상당한 수준이었다고 평가받을 만하다. 10여개 부처, 270여명으로 구성된 한국 대표단은 협상전략의 수립부터 부처간 업무 조율과 타결에 이르기까지 무난하게 임무를 수행했다고 본다. 전문성 부족과 취약한 대외 교섭력으로 국민들의 우려와 걱정을 불러왔던 과거와는 확실히 달라졌다고 할 수 있다. 지난 80년대 말 미국과의 ‘슈퍼 301조’ 관련 협상, 99년 한일 어업협상 당시 미흡하게 대응했던 경험에 비춰볼 때 가히 놀라운 변신이라고 할 만하다. 이제 한미 FTA 타결로 유럽연합(EU)ㆍ중국ㆍ일본 등 그동안 미뤄왔던 협상들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단 경제 분야뿐만 아니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6자회담처럼 정치ㆍ외교ㆍ군사적 측면에서의 협상 등 다양한 분야의 협상이 전개될 예정이다. 한미 FTA를 체결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협상 능력이 검증됐다고는 하지만 앞으로 해결해야 할 다양한 협상들을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역량 있는 대외협상 전문가를 좀더 육성해나갈 필요가 있다. 우리의 협상 체계나 전문인력의 풀(pool)은 세계 11위의 경제 대국이라는 국가 위상에 비춰볼 때 아직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협상 전문인력의 양성과 공급은 초보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할 수 있다. 일부 대학에서 협상 관련 강좌를 개설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 비하면 질과 양의 측면에서 모두 뒤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화ㆍ개방화의 시대인 21세기는 협상의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협상을 잘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국익이 좌우되므로 이제 정부가 나서서 유능한 협상 전문인력을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등 협상 능력을 한층 끌어올리기 위한 적극적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한미 FTA의 타결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 대화와 타협, 그리고 최선이 안 되면 차선을 택하는 자세와 기법이 뿌리내릴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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