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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그리스 구제금융 5차분 지원 안할수도"
입력2011-05-27 18:00:41
수정
2011.05.27 18:00:41
120억 유로 집행 여부 다음주 결정 앞두고<br>융커 유로그룹 의장 "1년내 상환 보장 있어야"
그리스가 오는 7월과 8월에 채무불이행(디폴트)을 맞을 것이라는 '여름 위기설'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이 6월 말로 예정된 120억유로 규모의 구제금융 5차분을 집행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장클로드 융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이 밝혔다.
당장 그리스 디폴트를 차단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IMF 구제금융 5차분의 집행 여부는 현재 유럽연합(EU)과 유럽중앙은행(ECB), IMF 합동팀인 이른바 '트로이카'가 그리스 정부의 그간 재정건전성 강화책에 어떤 평가를 내리느냐에 달려 있다. 이 때문에 다음주로 예정된 트로이카의 결정이 이번 그리스 위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융커 의장은 26일 룩셈부르크에서 개최된 한 콘퍼런스에서 "IMF는 수혜국이 12개월 내에 구제금융을 갚는다는 보장이 있어야 자금지원을 계속할 수 있는 규정이 있다"며 "그런데 그리스의 재정긴축 상황을 실사하고 있는 트로이카는 그리스가 구제금융을 갚을 것으로 결론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22일 그리스가 120억유로의 5차 지원분을 예정된 시기에 받지 못하면 디폴트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리스는 올해 총 345억6,500만유로 규모의 채무를 상환해야 하는데 7월과 8월에 전체의 절반이 넘는 181억유로가 몰려 있다. 올 여름이 그리스 재정위기의 최대 고비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AP통신 등은 파판드레우 총리의 당시 발언을 추가적인 자금지원을 간접적으로 요청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와 관련해 융커 의장의 이번 발언은 내심 2차 구제금융을 기대하는 그리스 정부에 경고를 보내면서 기존의 긴축 드라이브를 강화하라는 주문으로 읽힌다.
융커 의장은 "IMF는 5차 지원분을 미집행하면 유럽이 대신 떠맡을 것이라고 예상한다"면서 "그러나 독일과 핀란드 등은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모든 것은 다음주에 나올 트로이카의 보고서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유로존 출범의 핵심인사 등 거물급 경제학자들도 공공연하게 디폴트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오트마어 이싱 전 유럽중앙은행(ECB)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26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그리스가 총 3,400억유로 규모의 채무를 상환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싱은 "그리스가 채무를 갚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실제 상환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그리스는 단순히 유동성 부족이 아니라 지급불능(파산) 상태"라고 말했다. 독일 출신의 이싱은 1999년부터 2006년까지 ECB에서 수석 이코노미스트 및 집행이사를 역임했으며 유럽통화동맹(EMU) 창설의 주역으로 '유로존 탄생의 아버지'로도 불린다.
크루그먼 교수도 이 자리에서 "그리스 채권 보유자들이 심각한 손실을 입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기는 어렵다"며 "스페인은 위기를 이겨낼 수 있겠지만 그리스는 빚을 상환하기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ECB가 그리스 은행권에 대출지원 지속을 거부하면 그리스는 금융위기를 맞아 유로존에서 이탈할 것"이라며 "나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을 50%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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