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美경제 경착륙우려 갈수록 증폭
입력2000-10-27 00:00:00
수정
2000.10.27 00:00:00
美경제 경착륙우려 갈수록 증폭
회사채 수익률 급등 기업자금난 심화
미국 경제의 경착륙(하드 랜딩)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국 회사채 수익률이 갈수록 큰 폭으로 오르면서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져 경기가 급속도로 가라앉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미국 대기업의 최고 경영자들은 대부분 내년에 경제성장률 둔화와 인플레심화라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 경제가 이처럼 급격히 가라앉을 경우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등 동북아시아 경제권에 커다란 타격을 안겨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중기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26일 뉴욕타임스는 고수익(하이일드) 회사채의 수익률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는 반면 국채수익률은 계속 하향안정세를 나타내고 있어 회사채와 국채수익률의 격차가 갈수록 심화되는 이상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25일현재 메릴린치증권의 고수익회사채 수익률은 13.24%로 같은날 5년만기 국채수익률 5.72%의 2.5배수준에 이르고 있다.
메릴린치 고수익회사채 수익률은 러시아 모라토리엄,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의 파산위기 등으로 뉴욕 금융시장이 얼어붙었던 지난 98년9월에도 10.28%에 불과했는데 최근 수직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국채수익률은 유가상승으로 인한 인플레 우려가 적지않은데도 계속 하향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경기가 급속도로 가라앉으면서 기업 도산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판단한 투자자금이 보다 안전한 국채쪽으로 집중되면서 국채수익률은 떨어지고 회사채 수익률이 높아지는 비정상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채권시장의 이같은 움직임은 미국 경제가 연착륙(소프트랜딩)에 실패, 경착륙할 가능성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모건스탠리 딘위터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스티븐 로치는 "이미 하강국면에 접어든 미국 경제에 유가불안이라는 악재가 겹치고 있어 내년 중반쯤 경착륙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중동정세가 극도로 불안해지면서 단순히 유가가 오르는 차원을 넘어서 석유파동이 일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더욱이 미국 경제가 급격히 둔화되더라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종전처럼 금리를 인하하거나 통화량을 늘리는 식으로 대처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유가 상승으로 인해 인플레압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금리인하 가능성은 줄어들고 있는데다, 지난 3개월동안 FRB의 통화공급량이11%(연율기준)나 늘어났기 때문에 추가 통화공급의 여지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경기의 급속한 침체와 동시에 물가는 오르는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이 일어날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또 미국 대기업의 전현직 최고경영자(CEO) 모임인 경영협회 연례세미나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경제상황이 악화되고 있다고 느끼는 CEO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보도했다.
물가상승률이 3%를 넘어설 것이라고 응답한 CEO가 48%(6개월전 36%)에 이르고 경제상황이 악화되었다고 밝힌 응답자가 46%에 달하는 등 대부분 CEO들이 경기침체와 고물가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가의 한 코리아 데스크는 "미국 경제의 경착륙이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등 이머징 마켓의 경제성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한국이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둔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뉴욕=이세정특파원 boblee@sed.co.kr입력시간 2000/10/27 18:54
◀ 이전화면
오늘의 핫토픽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