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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에 손벌리고 비정규직 쥐어짜는 철밥통 공공기관

비정규직을 차별한 공공기관이 무더기로 걸렸다. 고용노동부가 78개 공공기관과 하도급 업체의 사업장에 대한 수시 감독을 실시한 결과 48.7%의 사업장이 비정규직에게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임금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동관계법 위반사례는 이뿐이 아니다. 각종 수당을 주지 않고 서면 근로계약서 작성 의무도 소홀히 했다.모범을 보여야 할 공공기관에서 민간 뺨치게 비정규직을 차별해왔다니 말문이 막힌다. 적자가 나면 재정지원을 받아 자신들만 고임금을 누리고 정작 비정규직은 쥐어짜는 '갑질'을 한다는 게 말이 되나. 이러니 정부가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의지가 없다는 지적을 듣는 것이다.

정부는 마땅히 근로관계법을 위반한 공공기관을 엄히 다스려야 한다. 하지만 고용부의 처방은 솜방망이와 다름없다. 법규를 위반한 공공기관도 발표하지 않을 작정이다.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나 대기업 유통마트를 검사했을 때는 위규업체 명단을 밝혔으나 이번에는 아예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란다. 차별과 형평성 논란, 제 식구 감싸기 의혹을 낳을 수도 있는 사안이다.

해마다 시정명령만 되풀이해온 고용부는 이번만큼은 제대로 처벌해 비정규직 차별 작태에 경종을 울리기 바란다. 비정규직 처우개선은 복지가 아니라 지속성장의 전제조건이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가 '한국의 과도한 비정규직 일자리가 성장을 저해할 것'이라고 지목하는 상황이다. 정부도 정규직 시간제 일자리 창출에 전력을 기울이는 때에 공공기관이 비정규직 차별에 매달리고 있다는 게 말이 안 된다.



고용부는 재발을 방지할 제도적 장치를 모색해야 한다. 고용·임금과 관련된 법규를 위반할 경우 경영평가에 반영해 임원 보수를 삭감하는 방안도 검토해봄 직하다. 지방정부 역시 큰 역할을 해야 한다. 이번에 적발된 곳은 대부분 지방자치단체 관할이다. 상습적으로 규칙 위반을 저지르는 공공기관은 경영진 교체와 삼진아웃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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