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트, 9초58 세계新

우사인 볼트(23ㆍ자메이카)가 남자 100m 달리기에서 9초58의 세계신기록을 수립하며 우승했다. 볼트는 17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 올림피아 슈타디온에서 열린 제12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경쟁자인 타이슨 게이(27ㆍ미국)와 아사파 파월(27ㆍ자메이카)을 여유 있게 따돌리며 결승점을 통과했다.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서 9초69의 세계신기록을 달성했던 볼트는 0.11초를 줄이며 인간한계로 여겨졌던 9초5대로 진입했다. 이날 출발은 볼트가 우승후보 3인방 가운데 가장 느렸다. 파월은 0.134초의 출발 반응 속도를 보이며 총알처럼 튕겨져 나갔고 게이는 0.144초로 내달렸다. 하지만 0.146초로 출발한 볼트가 가속도를 붙이자 20m지점에 이르러 세 선수가 일직선을 이뤘고 중반부터 거리 차가 생기기 시작했다. 볼트는 특유의 ‘학다리 주법’으로 격차를 벌려나갔고 결승선을 통과할 때쯤 게이와 파월을 멀찌감치 떼어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결승점을 통과하기도 전에 두 팔을 벌이는 세리모니를 펼치며 여유를 부렸던 것과 달리 볼트는 끝까지 레이스에 최선을 다했고 결국 9초5대에 진입했다. 이날 레이스는 28도의 무더위 속에 치러졌고 뒷바람이 초속 0.9ｍ로 불어 기준풍속(초속 2ｍ)을 넘지 않았다. 사타구니 수술도 미루고 대회에 참가한 게이는 미국신기록인 9초71을 작성했지만 은메달에 그쳤고 파월은 9초84로 동메달을 따내는 데 만족해야 했다. 볼트는 경주가 끝난 뒤 “9초4에서 기록이 멈출 것 같다”며 아직 기록 경신의 여지가 남아 있음을 강조했다. 실제로 볼트가 스타트를 더욱 보완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로 평가 받고 있다. 볼트는 금메달을 땄던 베이징올림픽에서 출발 반응속도가 0.165초에 그쳤지만 이번 대회에서 평균 0.145초의 스타트 반응 속도를 보였다. 볼트가 출발 반응속도를 파월처럼 0.12초대로 끊는다면 9초4대의 벽을 깨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한편 대회 남자세단뛰기에 출전했던 김덕현(24ㆍ광주시청)은 3차례 시기에서 16m58을 넘는 데 그쳐 예선 탈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