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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의 ‘화장뒤 얼굴’

`호모 코스메티쿠스(Homo Cosmeticusㆍ치장하는 인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이라크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음모론적 시각으로 해석하는 주장이 맞다면 먼 훗날 후세들이 2003년 3월을 살아가는 현세의 인류를 특징지우는 학명을 생각할 때 이 말이 유력한 후보가 되지 않을 듯 싶다. 사적 이기심을 그럴듯한 명분으로 치장하는 부시 대통령의 화장술이 그럴듯하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전을 테러의 위협으로부터 자국민을, 넓게는 세계 평화를 지키려는 결연한 의지의 발로라고 일관된 주장을 펼치고 있지만 이 말을 고지 곧대로 믿기 어려운 상황이다. 워싱턴 포스트를 비롯한 미 유력 언론들은 수일내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개전 명령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일제히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15일 주례연설을 통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사상 최악의 독재자”라고 맹비난하면서 “지난 88년 생화학 무기로 수천명의 쿠르드족을 살상한 사실만으로도 이라크 공격에 대한 명분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극렬 테러리스트를 제거하기 위해 나서는 데 유엔(UN)의 반대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테러리스트는 제거돼야 한다는 데 동의하고 아무도 나서지 않는 데 미국이 먼저 나선 것에 대해서 이해가는 점도 없지 않다. 한술 더떠 독일, 프랑스 등 많은 동맹국들이 반대하는 상황에서도 국제사회에서의 `왕따`를 무릅쓰고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려는 미국의 힘과 부시 대통령의 자신감에 일면 부럽기 조차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자국민의 53%가 UN의 승인 없는 개전을 반대하고 있고, 테러 피해 당사자인 뉴욕시 의회조차 전쟁 반대 결의안을 제출된 게 요즘 상황이다. 사태가 이쯤되면 부시 대통령이 주장하는 명분의 실체가 무엇인지 보다 명확해지는 국면이다. 공공연한 비밀이 돼버렸지만 부시 대통령의 속내는 세계 2위의 석유 생산국인 이라크 유전에 대한 지배권을 강화하려는, 바로 자국 이기주의가 그 실체다. 전쟁이 끝난 뒤 부시 대통령이 화장을 지우고 이라크전 승리를 자축할 때 쯤이면 그 자리엔 동맹국 정상들이 아니라 셰브론 텍사코, 쉘, 브리티시 페트롤리엄 등 메이저 석유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함께할 게 틀림없지 않을까. <김창익기자(국제부) windo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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