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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빈 국립과천과학관장 "한국서 아인슈타인 나오려면 과학교육에 상상력 날개 달아야죠"

김선빈(맨 오른쪽) 국립과천과학관장이 지난 18일 기초과학관에서 고광본 서울경제신문 정보산업부장(오른쪽에서 두번째) 등에게 전기의 역사에 대해 열정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립과천과학관

김선빈(맨 오른쪽) 국립과천과학관장이 지난 18일 기초과학관에서 고광본 서울경제신문 정보산업부장(가운데) 등에게 직접 전시물을 작동시키며 전기의 원리와 응용 과정에 대해 쉽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립과천과학관

김선빈 국립과천과학관장이 지난 18일 관장실에서 고광본 서울경제신문 정보산업부장 등 취재진에게 과학교육의 방향에 대해 소신을 피력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립과천과학관

김선빈 국립과천과학관장 “과학 암기과목 아냐…기초과학 원리가 응용기술과 공학, 실생활로 어떻게 연결되지 맥락 이해하고 궁금해 하도록 교육해야”

과천과학관을 세계 최초로 주제별 맥락에 따라 전시해 미국·영국 전문가들도 놀라

‘별난 관장님의 색다른 과학시간’ 써서 과학이면의 역사 쉽게 풀어 쓰기도

“아인슈타인은 16살 때 사람이 빛의 속도로 이동하면 어떨지 상상했다는데 우리도 그런 상상력을 불어 넣어줘야 해요. 10년을 내다보고 기초과학의 원리가 응용기술과 공학, 실생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궁금증을 자아내게 가르쳐야 해요.”

18일 국립과천과학관에서 고광본 서울경제신문 정보산업부장 등 취재진과 3시간여 동행 인터뷰에 응한 김선빈(58·사진) 국립과천과학관장은 2년간 일선 현장에서 과학을 가르치며 행정을 펴 온 경험을 살려 “과학 교육은 암기만으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고 본질을 가르쳐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국립과천과학관을 세계 최초로 ‘기초과학-응용기술-공학-문명의 이기’라는 맥락에 맞춰 리모델링한 그는 “‘빛의 특성 중에 파장이 있다’라고 가르치고 그것을 외우게만 하면 무슨 교육 효과가 있겠느냐”며 참여형 응용 교육을 강조했다.

과학 행정가인 그는 2008년 교육과학기술부 국립과학관추진기획단장을 맡으면서 건립 단계부터 지금까지 열정을 쏟아 왔다. 우선 명함부터 예사롭지 않다. 국·영문을 합쳐 앞면에 몰아넣고 뒷면에는 ‘세상을 바꾼 과학자’, ‘과학이 바꾼 그림’, ‘그림이 바꾼 세상’ 등 과학관 관련 내용을 10가지 버전으로 제작했다. 지난해 말에는 명함 뒷면의 주제에 따라 ‘별난 관장님의 색다른 과학시간’이라는 과학 역사의 이면을 쉽게 풀어 쓴 책도 내놨다.



김 관장은 우선 그와 임직원들의 아이디어로 구성한 기초과학관의 ‘전자기유도 기반 STEAM(과학·기술·공학·예술·수학)형 전시물’ 앞에서 개구리 뒷다리를 통해 발견한 전기가 어떤 발전을 통해 스마트폰 초연결 시대까지 연결됐는지 쉽게 설명했다. 생체 특성인 줄 알았던 전기가 사실 금속과 관련됐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볼타전지가 발명됐고, 여기에 자기가 전기와 연계됐다는 연구가 얹혔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진공관이 반도체 기술로 이어지고 전자 이동을 통한 에너지 연구가 디지털·태양전지·발광다이오드(LED) 기술 발전으로 직결된 것도 전시물을 작동하며 보여줬다. 과학을 왜 물리·화학·지구과학·생물로 나눠 가르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김 관장은 “과학 연구물을 보여주며 ‘왜 그럴까’라는 질문을 계속 학생들에게 던지게 만든다”며 “주제별 맥락에 따라 전시한 것은 세계 처음이어서 미국·독일 등 외국 전문가들도 와서 보고 놀란다”며 뿌듯해 했다.

무한상상실로 발길을 옮기자 컴퓨터 설계를 할 수 있는 디자인실, 설계대로 재료를 자를 수 있는 레이저커터실, 이를 소프트웨어로 구상해보는 ICT(정보통신기술) 소프트웨어실, 3D프린터실, 영화 제작의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SF스튜디오 등 어른부터 아이까지 즐길 수 있는 독특한 체험 거리가 가득했다. 이 중 초등학교 3학년 이하를 대상으로 한 ‘뚝딱뚝딱 공장실’의 참신함에 반한 구글 측은 지난 7월 자발적으로 86만달러를 비공개로 후원해 연말께 옥외에 더 큰 규모로 선보일 예정이다. 김 관장은 “무한상상실의 각 체험관을 투명하게 해 지켜보는 사람들에게도 창의력을 자극하고 있다”며 “홍보영상도 방문객이 직접 제작했고, 이곳에서 전기차를 만든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빅뱅, 생명체의 등장, 인류의 탄생 등 우주와 생명이 진화한 역사를 표현한 자연사관은 아이들의 이목을 빼앗기에 충분했다. 거대한 공룡 화석과 전시물, 운석도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다. SOS(Science on a sphere)관에서는 거대한 지구본을 보면서 태풍·바람·해류 이동경로, 비행기 운항경로, 지진대, 대륙 이동 등을 해설사가 흥미롭게 설명했다. 요일·시간대별로 6개의 프로그램이 가동되는 천체투영관에서는 영상을 통해 지구에서 우주 끝까지 여행하는 진귀한 체험을 할 수 있었다. 김 관장은 “지구 역사가 46억년이라는 사실을 알리는 것보다 46억년이라는 증거가 무엇인지 가르치고 이에 대해 학생들과 토론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며 “SOS관의 지구본 시설이나 공룡 화석 등은 다른 과학관에 있는 것이지만 장비 그 자체보다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과학관 콘텐츠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역설했다.

전시물 기획·시공·자문 실명제를 실시하는 김 관장은 “평일에는 3,000~4,000명, 주말에는 가족단위로 6,000~7,000명이 방문하는데 과학관의 거대한 규모와 탄탄한 내실에 놀란다”며 “철저하게 전시시설을 체크해 과학 실습 장비의 고장률이 0.5%를 넘지 않는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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