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은퇴한 강타자 출신 마해영(39ㆍ사진) Xports 해설위원이 프로야구 선수 상당수가 금지약물을 복용했다는 주장을 펼쳐 파문이 일고 있다. 마해영은 19일 발간한 ‘야구본색(출판사 미래를 소유한 사람들)’이라는 자신의 회고록을 통해 “현역시절 나는 복용이 엄격히 금지된 스테로이드를 상습적으로 복용하는 선수들을 제법 목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외국인 선수들이 훨씬 복용 비율이 높아 보이지만 사실은 한국 선수들도 다수 있었다”고 지적한 뒤 “(성적에 대한 중압감 때문에) 쉽게 유혹에 빠진다. 면접을 앞둔 취업 준비생이 우황청심환을 찾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주장했다. 국내에서 프로야구선수 출신이 책을 통해 금지약물 복용 실태를 주장한 것은 처음이어서 후폭풍이 예상된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일부 선수들이 약물을 복용한다는 소문이 나돌았지만 실제 드러난 사례는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대표 선발 당시 진갑용(삼성),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때 박명환(당시 두산) 2명 뿐이었다. 또 국내에서 활동하다 지난 해 일본프로야구로 이적했던 다니엘 리오스가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드러나 퇴출되자 외국인 선수에 대한 약물검사를 강화해야 한다는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2005년 쿠바 출신의 강타자였던 호세 칸세코가 `약물에 취해'라는 자서전에서 선수들 사이에 만연한 금지약물 복용 실태를 폭로해 미국 의회에서직접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조사 결과 메이저리그 최다홈런 기록 보유자인 배리 본즈를 비롯해 마크 맥과이어, 로저 클레멘스, 알렉스 로드리게스 등 초특급 스타들이 모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 마해영의 약물실태 폭로를 전해들은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상일 KBO 총괄본부장은 “일단 책을 구해 보지 못했다. 책 내용을 확인한 뒤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두산 베어스 구단은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롯데와 경기에 앞서 마해영의 출판기념 사인회를 허용했다가 책 내용을 전해 들은 뒤 곧바로 취소했다. 이에 대해 마해영은 “언론을 통해 얘기하면 말이 바뀌어 직접 책을 쓰게 됐다”며 “특정 선수를 거론한 것도 아니라 ‘선’을 넘지 않는 차원에서 일반적인 상황을 적은 것뿐이다. 다만 이 일을 계기로 약물 복용 사례 같은 게 없어졌으면 좋겠다. 도덕적으로 옳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마 위원은 또 책을 통해 올 초 김재박 LG 감독이 제기했던 선수들간의 ‘사인거래’도 일부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동문이나 가까운 선후배가 ‘나 오늘 못치면 2군 내려간다’고 도움을 요청한다면 십중팔구 사인을 알려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한 그는 “하지만 거의 승패가 확정된 상황에서나 가능하다 이야기”라며 선수들도 살아남기 위한 ‘아주 작은 제스처’라고 이해해 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이밖에 마해영은 자서전을 통해 트레이너 말을 무시하는 감독들의 행태와 구단 사장ㆍ단장들의 마케팅 능력, 선수협의회 등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자신의 주장을 펼쳐 적지않은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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