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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폐 인물도안 현행유지도 '산너머 산'

기존 인물영정 원작자 친일 논란 재점화<br>원작자 작고한 일부 도안은 보정작업에 애로 예상

정부와 한국은행이 내년 상반기부터 발행키로 한새 은행권의 인물도안을 그대로 유지키로 방침을 정했으나 앞으로 적잖은 난관이 예상된다. 새 은행권 발행계획이 발표된 이후에도 한은 홈페이지에는 여성과 과학계, 독립유공자, 독도 등을 지폐 도안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다양한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다, 기존의 인물도안을 그린 화가의 친일행적 문제가 다시 불거지면서 인물도안을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또 새 은행권의 크기를 축소하고 위.변조 방지기능을 강화하기로 하면서 기존인물도안을 미세하게 보정해야 하는 작업이 수반돼야 하지만 1만원권과 1천원권의인물도안의 원작자가 이미 작고했기 때문에 보정작업이 순조롭지 않을 것으로 보여이래저래 골치다. 20일 한은과 미술계 등에 따르면 서울대 미대 김민수 교수는 19일 CBS 라디오 <이슈와 사람>에 출연해 1만원권의 세종대왕 영정을 그린 운보 김기창 화백의 친일행적을 거론하면서 도안 교체를 주장했다. 김 교수는 "한은은 단순히 복제방지 기능적 차원에서만 얘기하는데 화폐가 지녀야할 역사 문화적인, 정신사적인 부분도 치밀하게 생각해야 한다"며 "국제적으로 통용돼 나라의 얼굴인 화폐(도안)를 친일 화백이 그렸다는 건 우리가 가진 심각한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은 홈페이지에도 `이런'이라는 ID의 네티즌은 "한은도 시대 흐름에 발맞춰 친일 청산에 나서야 한다"면서 1만원권의 도안교체를 주장했으며 `정득룡'이라는 네티즌은 "나라의 얼굴인 화폐의 초상화마저 친일로 얼룩진 화가의 그림이라는 것은 정말 웃기는 일"이라고 부끄러운 과거를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여성인물과 독도를 새 은행권의 도안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한은홈페이지 게시판에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정부와 한은은 이러한 논란을 이미 각오하고 더 심각한 혼선을 피하기 위해 기존 인물도안을 고수하기로 방침을 정했으나 앞으로 비판여론과 반대의견이 수그러들지 않을 경우 후유증이 우려된다. 한편 1만원권의 세종대왕 표준영정을 그린 운보와 1천원권의 퇴계 이황 표준영정을 그린 현초 이유태 화백은 이미 작고했기 때문에 앞으로 새 은행권 도안의 미세보정은 원작자가 아닌 제3자에 손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 현재의 도안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지폐 크기 축소와 함께 위.변조 장치를 강화하면서 도안의 위치나 얼굴방향, 시선 등을 불가피하게 조정해야 한다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현재의 1만원권 도안은 운보가 그린 표준영정과 달리 얼굴방향과 시선이 15도정도 옆을 바라보는 식으로 보정돼 있는데, 이는 인물이 바로 정면을 응시할 때보다얼굴과 시선 각도가 약간 측면을 향하는 것이 좀 더 부드러운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이러한 효과를 위해 운보의 생전에 지폐 도안용으로 얼굴과 시선 각도를측면으로 향하게 한 별도의 세종대왕 영정 제작을 의뢰, 현재의 1만원권 도안으로활용해왔다. 1만원권의 경우 같은 원작자가 표준영정의 범위내에서 제작했기 때문에 사실상표준영정과 다를 바 없지만, 앞으로 새 은행권에서 기존 인물도안을 대폭 보정하는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73년 문화관광부 전신인 문화공보부는 동상.영정심의위원회를 설치하고표준영정제를 공식 도입, 사진이 없는 역사인물이 출판물에 마구잡이로 다르게 그려지는 것을 막고 있다. 따라서 표준영정이 제정돼 있는 역사인물의 경우 표준영정을 새로 채택하지 않는 한 이미 확정돼 있는 영정을 그대로 사용해야 하며 새 은행권의 인물도안 역시이러한 제약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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