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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칼럼] 뇌졸중 위험 5배… 60대 이상 발병률 높아

● 심방세동


A씨는 70대 노모의 발음이 일주일 전부터 갑자기 어눌해져다며 병원을 방문했다. 진료 결과 '심방세동으로 인한 뇌졸중'으로 언어기능이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뇌졸중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항응고제를 처방 받아 지속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A씨는 심전도와 같은 간단한 검사를 통해 알 수 있는 병인 심방세동을 늦게 발견한 것을 후회했다.

심장박동이 불규칙한 것을 부정맥이라고 하는데 심장의 구조 중 심방이 규칙적으로 뛰지 않는 질환인 심방세동은 부정맥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주로 60대 이상에서 발병해 연령이 높아질수록 환자 수가 크게 증가한다.

유병률은 55세 이하에서는 0.1% 정도지만 60세 이상에서는 3.8%, 80세 이상은 12% 정도로 급격히 높아진다. 우리나라에도 약 30만명의 심방세동 환자가 있으며 최근 고령화와 함께 매년 1만명씩 환자가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심방세동에 의해 맥박 수가 100회 이상으로 빨라지거나 심방기능이 저하되면 심방 내에 혈액이 정체돼 응고되면서 혈전(피떡)이 생기기 쉽다. 혈전은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키는데 그중 가장 발병 위험이 높고 예후가 좋지 않은 것이 뇌졸중이다.

심방세동 환자는 뇌졸중 발생 위험이 일반인보다 5배나 높은데다 특히 심방세동에 의한 뇌졸중은 다른 뇌졸중에 비해 뇌병변이 크고 장애 정도가 커서 치료를 한다고 하더라도 후유증을 남길 가능성이 크다.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은 항응고제 복용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흔히 와파린이 처방되지만 비타민K가 들어 있는 음식이나 약물을 먹으면 효과가 떨어지는 등 단점이 있다.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모니터링을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최근에는 이런 와파린의 불편한 점을 개선하면서도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한 신약들이 나오기 시작해 주목을 받고 있다. 리바록사반 성분 같은 항응고제는 1일 1회 경구복용으로 환자들의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을 받는다.

그러나 문제는 이렇게 위험한 심방세동의 증상과 합병증을 그냥 모르고 지나치거나 노화에 의한 일시적인 증상이라고 가볍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뇌졸중 환자 중 심방세동과 같은 심장 질환에 기인한 환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최근 연구 결과의 원인은 이 같은 현실에서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 외국에서는 심방세동의 위험성을 알리고자 국제 심방세동 환자 헌장이 발표되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심방세동 환자들의 뇌졸중 위험성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심방세동 발병 위험이 높은 고령 인구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노령의 가족들이 있다면 우선 이분들부터 챙기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5월 가정의 달이 가기 전 부모님의 심장 소리를 들어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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