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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4월 17일] 무역흑자국들은 수요를 늘려라

파이낸셜타임스 4월 16일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경제회복의 한가닥 희망을 봤다”고 말했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최근 경기의 급격한 하락세가 둔화되고 있는 희미한 신호를 보았다”고 말했다. 이 말들은 모두 옳다. 경기 하락세가 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속적인 회복은 여전히 가망이 낮다. 리먼브러더스 파산 후 미국 경제는 갑자기 멈춰서 버렸다. 지난 2008년 중반까지 17년 연속 증가세였던 가계 소비는 2008년 마지막 석달간 1.1% 줄어들었다. 총생산과 산업생산은 각각 1.6%, 5.6%가 하락했고 비농업 부문 고용은 200만명이 감소했다. 그러나 최근 소매와 신용지수는 하강국면이 완화할 것을 암시하고 있다. 이는 예상했던 바다.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몇달 동안 미국 경제는 큰 수혜를 입었다. 신용 상황도 대형 금융기관 몰락에 대한 공포가 사라지면서 악화되지 않았다. 미국 정부가 선택한 정책들 역시 경기회복에 집중돼 있다. 1년 전 FRB는 거대한 통화팽창정책을 실시해 지금 최고조에 달해 있다. 3% 금리가 1년 만에 양적완화정책으로 바뀌었다. 아직 효과를 발휘하기는 이른데도 미국 의회는 재정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을 또 추진하고 있다. 세계 많은 나라들도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 2008년 말 생산과 수요의 급격한 하락은 전세계적이었다. 경기부양정책 역시 전세계에서 시행되고 있다. 이런 노력들이 대공황으로 빠져들지 않도록 기여하겠지만 문제는 지속적이며 장기적 차원의 회복을 이끌어낼 새로운 수요가 어디서 나타날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의 가계는 지나치게 돈을 많이 빌렸다. 이미 빚의 수렁에 빠진 가계는 2007년 중반 이후 총부채가 2.5% 증가한 14조2,420억달러에 달한다. 반면 개인들의 자산가치는 이 기간 16%나 떨어진 65조7,190억달러다. 가계 저축은 통상 경기침체기에 급증하고 소비는 급감한다. 시각을 세계로 돌려도 글로벌 수요는 낮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중국과 같은 일부 구조적 무역흑자국들은 전형적인 중상주의자에서 거대한 소비자로 변신할 필요가 있다. 만약 미국의 수입-소비 위주 경제모형이 망하면 독일과 일본의 수출-저축 모형도 마찬가지가 될 것이기 때문에 무역흑자국들은 변신해야 한다. 미국인들과 외국인들의 최종 수요가 곧 늘지 않는다면 미 정부는 확장정책을 계속 실시해 경기를 부양해야겠지만 사정은 만만찮다. 미국의 운명이 통제 가능한 영역을 벗어나 있다지만 정부가 할 일은 여전히 많다. 경기회복의 원동력이 어디서 오든 금융 부문의 작동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글로벌 자본시장은 보다 바람직한 방식으로 변해야 하고 사람들이 이를 믿을 수 있어야 한다. 곧 발표될 재무부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는 투자자들에게 이 같은 확신을 줄 수 있도록 깐깐하게 진행됐다는 점을 알려야 한다. 미국 정부는 수요를 증진하고 국민의 집과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한다. 그러나 다른 나라들의 최종 수요 증가 없이 지속적인 성장은 불가능하다. 무역흑자국들 중 이런 현실을 이해하는 국가는 거의 없는 것 같다. 수요 증대가 부담스러운 의무는 아니다. 더 많은 소비도 별로 하기 싫은 일은 아니다. 그러나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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