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이 초읽기에 몰렸다. 절대선수인 곳을 미리 보아두었다가 시간연장책으로 두고 있다. 흑19, 백22는 모두가 시간연장책이다. 40초 만에만 두면 계속해서 두어나갈 수 있는데 이창호도 그렇고 이세돌도 역시 계시원의 카운트다운이 거의 끝날 무렵에야 착점을 한다. 단 몇초라도 최대한으로 활용하고 있다. 흑21은 당연한 반발이다. 중원이 모두 백의 집이 된다면 흑이 견딜 수 없다. 흑27은 미리 보아둔 강수. 이세돌의 백28은 어쩔수없다. 참고도1의 백1로 받고 싶지만 그게 잘 안된다. 흑2를 당하면 백 4점의 활로가 없다. 흑39는 일종의 함정수였다. 암수, 꾐수, 꽁수로 불리는 그것. 하지만 신중한 이창호는 걸려들지 않고 손을 돌렸다. 참고도2의 백1로 이으면 흑2 이하 14로 백대마가 잡힌다. 신년 벽두의 희소식 두 개. 정관장배에서 문도원2단이 7연승으로 우승컵을 가져왔고 농심신라면배에서는 최철한9단이 4연승으로 우승컵을 가져왔다. 최철한의 마지막 일전은 초미의 인기를 끌었다. 현재 세계랭킹 1위를 공인받고 있는 콩지에가 상대였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철한은 콩지에한테 역대전적 1승4패의 열세를 보이고 있던 터였는데 대마를 잡고 통쾌한 승리를 거둔 것이다. 한국팀은 처음에 이세돌을 1번타자로 내세우면서 그의 10연승을 기대했는데 그는 2승으로 물러났고 이창호9단은 등판하지도 않은 채 우승상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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