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우스 맥줏집 '헤르젠'은 독일'카스파 슐츠' 사의 제조 공정과 양조 기술로 만든 3가지 종류의 맥주를 선보이고 있다. /우현석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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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르텐비어는 냉각 테이블과 입구가 좁은 맥주잔을 이용해 맥주의 청량감을 유지한다. /서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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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맥주도 맛집이 있다
맥주회사 직원이 추천한 호프집들
리빙앤조이팀 supia927@sed.co.kr
하우스 맥줏집 '헤르젠'은 독일'카스파 슐츠' 사의 제조 공정과 양조 기술로 만든 3가지 종류의 맥주를 선보이고 있다. /우현석기자
가르텐비어는 냉각 테이블과 입구가 좁은 맥주잔을 이용해 맥주의 청량감을 유지한다. /서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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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는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모든 주류(酒類)를 통틀어 양으로나 금액으로나 가장 많이 팔리는 술이다.
지난해 맥주 소비량은 출고량 기준으로 172만 4,019㎘. 법적으로 술을 마실 수 있는 19세 이상 성인 한 사람이 한 해에 640㎖ 짜리 댓병 맥주를 80병 가까이 마신 셈이라는 통계도 있다.
맥주가 처음 들어온 일제강점기엔 술 도매상이 맥주 한 궤짝을 팔면 쌀 한 가마니 값을 벌 수 있을 정도로 비싼 술이었는데, 세월이 흐른 지금은 맥주가 한국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사랑 받는 술이 된 셈이다.
170만㎘이 넘게 출고되는 맥주가 6월부터 10월 사이에 70~90% 가량 집중적으로 팔린다는 얘기는 더욱 놀라운 통계다. 맥주는 시원함과 청량감이 생명이라 날이 더워지는 요즘부터 성수기를 맞아 10월까지 5달 동안 집중적으로 팔려나간다. 맥주의 계절은 여름이요, 여름은 맥주의 계절이다. 유난히 더운 올 여름, 한일 월드컵이 열렸던 지난 2002년의 맥주 출고량 최고 기록(약182만㎘)이 깨질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집에서 사다 마시는 병맥주라면 별 관계 없지만, 맥줏집에서 사 마시는 경우라면 집 마다 맥주 맛이 다르다.
직접 담근 맥주를 파는 하우스맥주는 그 맥줏집의 양조책임자(브루마스터.brew master)의 솜씨와 성향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기본적으로 맥주는 발효에 이용한 효모의 종류, 몰트의 배합 비율, 숙성 기간, 맥줏통의 청결도 등에 의해 미묘한 맛 차이를 내는 술이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맥줏잔의 모양에 따라서도 맛이 달라진다.
OB나 하이트 등 공장에서 나온 생맥주를 받아 파는 호프집의 맥주 맛은 신선도가 결정한다. 갓 들여온 신선한 생맥주를 얼마나 적당한 온도로 서비스하느냐에 따라 첫 맛의 청량감이 살아나고 끝 맛의 텁텁함이 줄어든다. 들여온 지 며칠 지난 맥주의 맛이 크게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얘기다.
이번 주 리빙앤조이는 맛좋은 맥주를 파는 것으로 유명한 맥줏집을 찾아가 봤다. 우선 맥주 맛도 잘 알고 주량도 남다르다는 OB, 하이트 직원들이 즐겨 찾는 곳을 알아봤고, 맥주 동호회 회원들이 자주 가는 맥줏집은 어디인지도 알아봤다.
소문난 맥줏집은 저 마다의 원칙이 있었다.
맥주를 피처에 담아서는 절대 팔지 않는다던가, 혀가 마비돼 술 맛을 모르게 될 정도로 취한 손님에게는 맥주를 팔지 않는다는 것 등이었다. 손님들에게 “맛있는 맥주를 마시려면 이렇게 하라”고 조언을 해주는 집도 있었다.
이번 여름, 맥주 한 잔이 생각날 땐 맥주 맛에 정통한 고수들이 즐겨 찾는 맥줏집을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
제대로 된 맥주 한 잔은 곧 찾아 올 열대야를 이겨내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다.
강남권 하우스 맥주 손맛 승부
풍부한 효모의 맛
지하철 2호선 강남역 근처 하우스맥주집 '헤르젠'은 독일 카스파 슐츠(Kaspar Schulz) 맥주회사에서 양조 플랜트와 기술을 도입, 2004년 오픈했다.
카스파 슐츠는 3대에 걸쳐 플랜트 제작, 맥주양조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으로 헤르젠은 이 곳의 기술자를 정기적으로 초청, 기술을 전수 받고 있다.
헤르젠은 '맥주 순수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는, 카스파 슐츠의 방침을 이어 받아 부원료를 일체 쓰지 않고 있다.
또 효모를 필터에 걸러내지 않고, 가려 앉혀서 제조, 병맥주에 비해 풍부한 맛을 자랑한다.
차보윤 ㈜헤로즈인터내셔널 양조부장은 "맥주는 홉의 양을 많이 넣을수록 쓴맛이 강해지고, 적게 넣으면 쓴 맛이 약해진다"며 "종류 마다 첨가되는 홉의 양은 다르지만 헤르젠의 모든 맥주는 알코올 함량 5%에 맞춰 제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헤르젠이 일정한 알코올 함량을 유지하는 이유는 하우스 맥주는 주세법에 따라 국세청에 알코올 함량을 신고하고 그대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 그 이유는 알코올 도수가 높아지면 원료 사용량이 많아져 세율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 집에서는 상면(上面)발효 맥주 '바이젠'과 하면(下面)발효맥주 '필스너', '둔켈'을 판매하고 있는데 가격은 모두 ℓ당 1만1,000원을 받고 있다.
안주는 헤르젠 샘플러, 포테이토 크로켓 등이 인기가 있는데 오후 4~7시30분 식사, 안주를 균일가에 판매하는 '해피타임'을 이용하면 1만원대 식사ㆍ안주는 8,800원에, 2만원 짜리 식사ㆍ안주는 1만3,300원에 주문할 수 있다.(단 금ㆍ토요일, 3만원 넘는 메뉴 제외)
좌석은 450석, 주차는 30대까지 가능하다.
8가지 맥주 구비
역시 강남역 인근에 있는 하우스 맥주집으로, 2001년 압구정점, 2002년 강남점을 오픈했다.
플래티넘에서는 알코올 도수 4.7%의 휘트비어(Wheat Beer_Weissbier), 호프와 맥아의 맛이 적절하게 어우러진 플래티넘(Platinum)등 하우스맥주집 중에서는 가장 다양한 8종류의 맥주를 선보이고 있다.
이중 휘트비어는 보리와 밀을 반반씩 섞어 만든 것으로 바닐라, 클로브 향을 내는 효모로 발효시킨 정통 독일식 맥주고, 플래티넘은 미국,유럽산 호프와 맥아를 적절하게 배합한 영국식 맥주다.
이밖에 알코올 농도가 8.4%인 모르핀은 400㏄ 한 잔에 5,700원으로 값이 가장 비싸다.
플래티넘의 특징은 액상 효모로 맥즙을 발효시켜 살아있는 효모의 맛을 볼 수 있는데다 홀호프 홉백(Hop Back)을 맥주에 투입, 맥즙을 끓일 때 호프향이 날아가는 것을 최소화 했다.
플래티넘 관계자는 "제조시간은 종류마다 다르지만 대개 하루면 충분하다"며"하지만 숙성에 3~6개월 소요된다"고 말했다. 때문에 하우스 맥줏집에서는 하루에 한가지 종류밖에 만들 수 없다.
이 집 술값은 400㏄ 한 잔에 4,200원선. 초심자에게는 국산 병맥주와 맛이 비슷한 필스너가 적당하다.
안주는 소시지, 마른안주등으로 가격대는 1만3,000~3만4,000원까지 다양하다. 저녁 부페는 2만4,800원을 받고 있다.
크림으로 부드러운 맛
플젠 삼성점에는 여느 맥줏집 보다 여성 고객이 많다.
2호선 선릉역에 오피스가 몰려 있는데다, 여성들의 입맛을 끌어 당기는 크림 생맥주를 팔고 있기 때문이다.
직장 동료들과 함께 플젠 삼성점을 찾은 한 남성 직장인은 "부드러운 맛을 내는 크림 생맥주와 패밀리 레스토랑에서나 구경할 법한 안주가 많아 여자 동료들에게 끌려 오는 편"이라고 말했다.
플젠은 일반 맥주에 크림을 얹어 파는 것으로 하우스 맥주 같이 깊은 맛을 낸다.
자체 개발한 기술로 맥주를 미립자화 해 생크림 같이 만들어 생맥주 위에 얹어 내놓는데 크림이 전체 맥주의 맛을 부드럽게 한다. 크림은 추가 요금을 받지 않고 언제든지 채워준다.
맥주 위에 두껍게 얹어진 크림은 거품보다 오래 지속 되고 밀도가 있어 맥주와 공기의 접촉을 막는다. 따라서 거품보다 더욱 효과적으로 맥주의 산화를 막는다.
플젠의 맥주 맛을 결정하는 또 한가지 비결은 바로 얼음 냉각기. 전기 냉각기로 급속 냉장을 하는 일반 맥줏집과 달리 이곳에선 맥주가 흐르는 관을 얼음 속에 넣어 서서히 냉각시킨다. 그러다 보니 차가움과 청량감이 오래 간다.
이 집은 여성 손님이 많은 만큼 안주를 만들 때 각별히 신경을 쓴다. 웰빙 트렌드에 맞춰 식용류 대신 현미유를 쓰는 것은 물론, 샐러드 안주가 많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이라도 하듯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 메뉴도 샐러드다. 이곳 샐러드는 한 접시 안에 다양한 드레싱을 이용해 맛을 낸다.
오리가슴살 샐러드에는 세 가지 드레싱이 들어가는데 전체적으로는 발사믹 소스를 넣어 향긋하게 하고, 고기에 맞는 허니 머스터드는 오리 가슴살에, 키위 드레싱은 야채에 얹어 각각의 맛을 살린다.
강북권 양산 맥주는 신선도가 맛 결정
청결이 맛 99.9% 좌우
"OB직원들이 잘 가는 술집이라 좋은 맥주를 가져다 놓는다더라."
오비호프 을지로점과 관련한 소문이다. 하지만 이는 소문일 뿐 이 곳은 다른 호프집과 똑 같은 맥주를 가져다 판다.
다만 한 가지 비결이 있다면 맥주의 청결에 늘 신경 쓴다는 점. 오비호프를 직영하는 ㈜태맥의 김진기 부장에 따르면 "맥주 맛을 결정하는 99.9%는 청결"이라며 "맥주에 불순물이 들어가면 맛이 변질되기 때문에 늘 맥주 관을 깨끗이 해 품질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또 한 가지 비결은 날마다 새 맥주를 받아 당일 소진한다는 것. 대부분 인기 있는 호프집들 처럼 이 집도 먼저 들어온 술을 먼저 파는 '선입선출의 원칙'을 지켜 맛을 유지한다. 생맥주는 빨리 먹을수록 맛이 좋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맥주 맛이 좋다고 입소문이 난 것이다.
문을 연지 20년이 넘은 오비호프 을지로점은 직장인들의 추억이 서린 곳이기도 하다. 이곳은 일명 '넥타이 부대의 맥주 창고'로 불리기도 한다. 호프가 점점 고급스럽고 조용해지는 추세와 달리 이곳을 찾는 직장인들은 잔뜩 모여 앉아 시끌벅적 떠들어 댄다.
워낙 붐비다 보니 손님에게 친절하지 않을 것 같지만 이곳은 나름대로 서비스 원칙을 세워 지키고 있다.
그 중 하나가 테이블 벨을 설치하지 않는다는 것. 벨을 만들면 몸은 편할지 몰라도 손님들과 눈을 맞추지 않게 될 거라는 설명이다. 아날로그식 서비스 정신인 셈이다.
이 집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안주는 해물 떡볶이. 신선한 해물을 아낌없이 넣어 인기가 좋다.
또 한가지 인기 메뉴는 상하이 치킨. 독특한 맛의 소스에 후라이드 치킨을 찍어 갖은 야채를 얹어 먹는 중국식 퓨전 요리로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오비호프 을지로점은 건물 리모델링으로 올 연말에 20년의 영화에 종지부를 찍는다.
양조학 석사의 손맛
2002년 문을 연 국내 최초 하우스 맥줏집(house brewery)으로 독일 뮌헨의 맥주 축제인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에서 이름을 따왔다.
국내에서는 최초로 뮌헨 공대에서 맥주양조공학 석사과정을 마친 전문가가 맥주를 만들어 양조 기술 만큼은 국내 최고를 자부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파는 맥주 종류는 세 가지. 밀 맥아를 많이 넣어 막걸리 같이 부드러운 맛을 내는 '바이스', 홉의 쌉쌀한 맛과 향이 강하면서도 청량감이 느껴지는 '필스너', 자작나무에 맥아를 볶아 스모크향을 낸 '둥클레스' 등이다.
'손님이 맥주 본연의 맛과 향을 즐길 수 있게 하자'는 창업 정신에 걸맞게 이곳에서는 몇 가지 원칙을 지키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새 맥주는 새 잔에 마셔야 한다'는 원칙이다. 마시다 만 맥주에 새 맥주를 부으면 탄산이 중화돼 밍밍한 맛이 나기 때문이다. 때문에 양이 많은 피처 주문은 받지 않는다. 이곳에서 만큼은 '첨잔이 죄악'이기 때문이다. 또 맥주를 피처에 담아 상온에 오래 두면 산화가 진행돼 본래 맥주의 맛을 즐길 수 없다.
맥주잔의 모양도 맥주 종류에 따라 모두 다른데, 그 만한 이유가 있다. 맥주 본연의 맛을 음미하려면 공기와의 접촉이 적어야 하므로 맛을 즐겨야 하는 바이스와 필스너는 입구가 좁아야 한다. 반면에 흑맥주인 둥클레스는 향을 느끼며 마셔야 하기 때문에 입구가 넓은 잔을 사용, 와인을 마시듯 코를 넣어 냄새를 맡을 수 있어야 한다.
이곳은 돼지고기로 만든 독일식 정통 안주가 자랑인데, 특히 독일식 족발 '쉬바이네 학센'이 유명하다.
이원식 옥토버페스트 대표는 "노르스름하게 잘 구워진 빵 같은 느낌이 나고, 껍질이 바삭바삭해서 손으로 뜯어먹을 수 있어야 맛있는 쉬바이네 학센"이라고 말했다.
냉각 테이블이 비결
가르텐비어는 냉각테이블과 입구가 좁은 잔을 이용해 청량감이 오래 가는 맥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자체 개발한 냉각 테이블은 본래 생선회를 보존하던 방법을 이용한 것으로, 테이블 마다 4개의 구멍이 있는데, 구멍(hole) 안 쪽 온도는 영하 10℃로 더운 여름 손을 집어넣어도 추위를 금방 느낄 정도다. 그 속에 잔을 넣어두면 맥주가 가장 맛있는 온도인 4~6℃를 유지한다.
이곳 맥주가 유명세를 타게 된 비결은 맥주 잔에도 있다.
입구가 좁은 호리병 모양으로 만들어진 잔은 크기 별로 싱글, 더블, 트리플 세 가지 종류가 있다.
맥주 잔 입구가 좁은 이유는 공기 접촉이 적을수록 생맥주 안의 효모균이 미생물과 접촉하여 일어나는 산화작용을 억제할 수 있다. 또 냉각용기 자체에서 나오는 차가운 냉기가 탄산의 기화를 억제하는데 한 몫을 한다.
단체 손님의 경우 '아이스 피처'를 이용해 볼만하다. 대용량 피처 속에 티타늄으로 코팅처리된 냉각 봉이 있어 최대 영하 20℃의 냉기를 맥주에 직접 전달한다.
이벤트 잔에 따라 먹는 맥주 맛도 별미다. 일명 에이스롱(Ace long)잔으로 불리는 이벤트 잔은 생일을 맞은 사람들에게 주는 길쭉한 잔인데 남자에겐 1,200㏄, 여자에겐 950㏄짜리가 제공된다. 잔 모양도 이색적일 뿐만 아니라 한번에 마실 경우 안주를 무료로 제공, 손님들의 반응이 좋다.
맥주 보관ㆍ관리가 철저한 가르텐비어의 인기 안주는 피자. 이탈리아식 피자로 얇고 바삭한 도우에 아낌 없이 넣은 치즈가 맛을 더 한다.
이밖에도 뮌헨 그릴 수제 소시지, 핫 스파이시 치킨, 유린기(간장 소스와 양념소스를 발라 튀긴 닭다리살) 등이 인기가 좋다. 안주 가격은 1만~2만원대.
입력시간 : 2007/06/2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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