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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펀드 大해부] '국민펀드' 원금 반토막 이유있다

설정 1년<br>펀드매니저 거의 중국통 … 애당초 '글로벌 스윙' 불가능<br>운용역할 망각한채 "우리가 다 알아서 한다"식 접근 문제<br>시장 통찰력도 부족… 위기 넘기려면 투자자 이해 구해야



‘국민펀드’로 이목을 집중시켰던 미래에셋 인사이트펀드가 31일 설정 1주년을 맞았다. 국내 최초의 ‘글로벌 스윙 펀드’를 표방하며 4조원이 넘는 시중자금을 끌어모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반토막이 난 초라한 모습이다. 대한민국의 대표 운용사로 급성장한 미래에셋이 모든 역량을 총집결해 만든 인사이트펀드가 왜 이렇게 됐는가. 다시 투자자들의 입에 웃음을 찾아줄 수는 없는가. 답은 내부에 있다. ◇펀드매니저 구성 문제 있다=인사이트펀드의 운용은 철저하게 베일에 쌓여 있다. 자산운용보고서에 쓰여진 몇 줄의 설명 외에는 이 펀드를 설명할 길은 달리 없다. 자산운용보고서에 등재돼 있는 펀드매니저는 버나드 임 싱가포르법인 CIO, 윌프레드 시트 홍콩 CIO, 호세 모랄레스 영국 CIO다. 출시 당시 대표 펀드매니저였던 이준용 영국법인 대표는 미국법인 출범 준비를 이유로 인사이트에서 빠진 상태다. 미래에셋 본사 측에 인사이트펀드 운용역의 경력을 문의했지만 미래에셋 측의 공식 대답은 “해외 CIO는 각국 법인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보고서에 나와 있는 경력 외에는 우리도 모른다”였다. 자산운용보고서와 이제껏 언론에 공개된 매니저들의 이력만 들여다보면 미래에셋의 ‘글로벌 스윙’ 운용은 애당초 불가능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임 CIO는 지난 2005년부터 미래 싱가포르법인에서 홍콩ㆍ중국주식 포트폴리오 매니저로 활동했다. 시트 CIO는 베어링 등에서 중국펀드 운용만 10년간 한 인물이다. 모랄레스 CIO는 HSBC와 멜론운용 등에서 유럽ㆍ중동ㆍ아프리카(EMEA) 등 주식을 운용했던 경력으로 미래에셋에 들어왔다. 여기에 인사이트펀드 운용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의 중국 사랑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모두 이머징ㆍ중국 투자로 성공한 매니저들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많은 투자자들이 인사이트펀드의 중국비중이 왜 그렇게 높은가 의문을 갖지만 이들의 이력을 감안하면 ‘중국 몰빵’은 너무 당연한 결과다. ◇자산운용사 역할 망각했다=인사이트펀드의 큰 문제 중 하나는 ‘자산운용사의 역할을 뛰어넘으려 했다’는 점이다. 자산운용사는 투자 방향과 지역, 운용방침 등을 명확히 밝히고 이를 믿고 투자한 고객들의 자산을 굴려주는 역할이 본령인데도 고객들의 자산배분까지 대신해 ‘우리가 다 알아서 하겠다’고 한 것은 자신의 ‘역할’을 무리하게 뛰어넘었다는 것이다. 일선 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국내 판매사들의 자산관리 서비스가 미약하다고 해도 미래에셋이 그것을 과소평가하면서 돈만 맡기면 모든 포트폴리오를 우리가 짜 주겠다는 식으로 접근한 게 문제”라며 “인사이트펀드가 처음 내세웠던 방식은 사모를 통한 헤지펀드에서나 통용될 법칙이지 서민들을 대상으로 한 공모펀드에서는 써서는 안 될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래에셋은 부정하지만 ‘돈 되는 곳에는 어디든 투자한다’고 알고 달려든 고객들에게 한 번이라도 제대로 된 설명을 한 적이 있느냐”며 “높은 운용보수에서 드러나듯이 자신들만이 굉장한 운용능력을 지녔다고 여겼던 것 자체가 자만”이라고 쏘아붙였다. ◇인사이트(통찰력) 없는 인사이트 펀드=장기적인 통찰력을 갖겠다고 장담했지만 그 통찰력은 지난 1년 사이에도 수차례 바뀌었다. 처음엔 브릭스 국가에 72% 투자하더니 다음 분기에는 중국의 비중을 크게 늘리고 이후에는 일본 비중을 10% 가까이 두다가 다시 줄이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인사이트가 비중을 늘릴 때마다 해당 국가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운용 보고서가 나올 때마다 비판이 일면 러시아ㆍ브라질 혹은 일본 등의 비중을 늘렸지만 그때마다 더욱 급락하는 상황을 맞았다”며 “인사이트펀드에 인사이트(통찰력)가 없다”고 꼬집었다. ◇위기 넘기려면 투자자 이해 구해야=당분간 인사이트펀드의 수익률이 회복되긴 어려워 보인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지난 1년간 급락한 이머징마켓 증시의 회복을 지금으로선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아직까지는 인사이트펀드에서 이렇다 할 자금 이탈은 나타나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미래에셋이 허심탄회한 자세로 인사이트펀드에 대해 투자자들의 이해를 구하는 것만이 앞으로의 자금 이탈을 막는 길이다. 공교롭게도 오는 12월이면 국내 최초의 뮤추얼펀드인 ‘박현주펀드’가 출시된 지 꼭 10년이 된다. 10년 전 박 회장이 IMF 외환위기를 기회로 지금의 미래에셋을 일궈냈듯이 이번 위기를 또 어떻게 기회로 엮어낼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미래에셋의 운명을 가를 열쇠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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