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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대출금 갚기” 중기 속탄다

◎업체당 40만불… 1,300개사 작년부터 상환시작/환율폭등 빚 두배로… 지난주 무더기 연체도중소기업들이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지원하는 외화대출금을 받았다가 환율상승으로 이를 상환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29일 중진공과 시중은행에 따르면 중진공은 지난 94년부터 중소기업 구조개선사업의 일환으로 중소기업에게 외화자금을 대출해왔다. 이 자금은 한국은행이 조성한 것으로 중진공의 추천으로 시중은행이 대출해주고 있다. 대출금리가 런던은행간금리(Libor)에 1.5%를 더한 것으로 거치기간을 거쳐 10년 이내에 갚도록 돼있다. 지금까지 외화대출을 해간 기업은 모두 1천3백여개사로 업체당 평균 40만달러씩 지원받았다. 대부분 2년거치 4년상환조건이어서 지난해부터 많은 업체들이 상환을 시작했으나 최근들어 환율이 폭등하면서 예정보다 2배 이상 많은 돈을 갚아야 돼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스켓을 만드는 극동가스켓공업의 경우 지난 94년말과 올6월 2차례에 걸쳐각각 1백10만달러, 1백30만달러를 대출받아 외산기계를 사는데 썼다. 당시 환율은 각각 7백89원, 8백88원이었다. 이 회사는 지난 3·9월 12만5천달러씩 갚은데 이어 내년 3월 같은 금액을 상환해야 한다. 그런데 현재로는 계획보다 3배 가까운 돈을 마련해야 하는 실정으로 환율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업체들 가운데는 특히 이달이 상환기일인 회사들이 많아 자금마련때문에 부도가능성마저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중소기업은행의 경우 중진공의 외화자금과 관련해 거래하고 있는 중소기업이 1천여개사에 달하고 있다. 업체들은 1년에 4번씩 상환을 하고 있는데 지난 26일 상환기일인 업체들 대부분이 실제로 돈을 갚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돈을 갚지 못하면 14일동안은 이자에 대한 연체금리가 붙고 이후에는 대출잔액에도 연체금리가 적용된다. 따라서 이들 업체는 환차손에 20%에 달하는 고율의 연체금리까지 떠안는 이중부담을 입고 있다. 그러나 요즘의 환율추세로는 차라리 연체이자를 물면서 기다리는 것이 낫다고 보고 대부분 상환을 하지 않고 있다고 기은측은 밝혔다. 기업은행 국제부의 담당자는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시중은행 역시 달러화를 구하지 못한 상황에서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외화대출금 때문에 많은 기업들의 부도사태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외화대출을 해간 업체의 관계자는『정부가 어음할인등 다른 부분에도 신경을 써야 하지만 연체금리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외화대출부분에 대해서도 지원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한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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