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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에 담긴 의미·상징 읽어라

■ 옛그림을 보는 법/ 허균 지음, 돌베개 펴냄


'논어'에 "추운 겨울이 닥쳐온 후에라야 비로소 송백이 늦게 시든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말이 나온다. 상록의 계절인 여름철에는 소나무의 존재를 특별히 인식하지 못하지만 모든 겨울에는 다른 앙상한 나무들과 대비돼 그 푸름이 더욱 빛나 보인다. 지조와 절의를 지키는 자는 좋은 환경 속에서는 그 존재가 잘 보이지 않지만 어려운 상황이 닥치면 진가를 발휘한다는 것을 공자는 겨울 소나무와 잣나무에 비유한 것이다. (본문 중에서)

이처럼 소나무 한 그루를 그려도 우리 옛 그림 속 소나무와 서양화 속 소나무는 확연히 다르다. 서양화는 소나무 겉모양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담는 것이 목적이라면 우리 옛 그림 속 소나무는 외관의 아름다움보다는 한겨울에도 푸른 생태적 속성을 드러내고, 소나무에 얽힌 성현들의 환영을 대상화하는 데 활용했다.

소나무를 그리되 소나무만을 그린 것이 아닌 셈이다. 때문에 서양화를 감상하는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우리 옛 그림을 들여다 보아야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러나 대부분은 이러한 차이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우리 옛 그림의 본질을 제대로 감상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우리 옛 그림을 제대로 보고 즐길 수 있을까. 오랫동안 우리 전통문화의 다양한 상징 세계에 천착해온 저자는 그것에 담긴 의미와 상징성에 대한 이해야말로 우리 옛 그림을 제대로 보는 첫걸음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우리 옛 그림을 13개의 주제로 나누고 그것을 드러내는 대표 작품을 선별해 그 속에 담긴 의미와 상징의 세계를 풀어내고 있다. 그림에 담긴 '상징'을 매개로, 우리 옛 미술품에 관심은 있으나 어떻게 보아야 할지 몰랐던 독자들로 하여금 우리 그림의 특징을 보다 쉽게 이해하고, 그림을 제대로 즐길 수 있게 돕고 있다.



우리 조상들이 화폭에 담은 것은 성현들의 일화나 이상적인 모습만은 아니었다. 그들은 주변의 소재와 그들이 보고 누렸던 풍경을 그림에 담았으며, 각각의 소재에 의미를 부여하고, 자신이 담고자 하는 뜻을 새겼다. 이를 통해 매화는 인고와 수절의 상징으로, 난초는 문인의 품격과 정신세계를 표현하는 대상으로 승화된다. 그림을 다룬 책답게 많은 도판이 수록돼 있다.

우리 옛 미술의 상징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할 내용을 정리한 것이 13개의 주제라면, 책에 실린 도판들은 다양한 소재와 주제의 대표작을 엄선해 그림만 한번씩 훑어도 우리 옛 미술의 특징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다. 1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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