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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 경제공영권의 태동(사설)
입력1997-10-11 00:00:00
수정
1997.10.11 00:00:00
해외의 한인 무역인들이 화교 상권이나 유태인 상권과 같은 「한민족 경제공영권」 구축을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해외한인무역협회(OKTA)가 주축이 되어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는 교포 기업인과 무역인들이 각종 경제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교류할 수 있는 무역 네트워크를 개설하고 이어 인적정보까지 확대, 코리안 네트워크를 구축키로 했다.
이를 바탕으로 세계 곳곳의 소규모 한인 상권을 하나로 결집, 한민족 경제공영권을 만들자는 것이다.
흩어져 있는 작은 힘을 하나로 묶어 큰 덩어리로 만드는 일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바람직하다. 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더욱이 21세기 무한경쟁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 시점에서 적극적인 추진과 성사를 기대한다.
우리나라의 해외교포는 5백50만명으로 중국 이스라엘 이탈리아에 이어 4번째이고 거주국가수로는 세계1위로 알려져 있다. 이들이 뭉치면 경제적으로도 막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을게 틀림없다. 여지껏 뿔뿔이 흩어져 있어 미약해 보였으나 역량을 결집하면 어느 나라도 넘보지 못할 경제권을 형성할 수 있다.
중국인들이 똘똘 뭉쳐 이뤄진 화교상권은 우리도 본받을만 하다. 홍콩의 자본, 중국의 노동력, 대만의 기술, 싱가포르의 국제금융을 묶은 동남아 지역화교 상권은 거대하다. 일본같은 경제대국도 위협을 느끼고 있을 정도다.
이스라엘인들의 유태인 상권도 막강하다. 경제력을 바탕으로 세계경제와 외교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우리라고 한인 상권 형성을 못할 것 없고 안될 이유도 없다. 경제전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세계화 개방화 바람을 타고 국경이 사라져 가면서 세계시장은 경쟁무대가 되고 있다. 반면에 블록화와 민족주의가 가속되어가고 있다. 세계 속의 한인 상권을 하나로 묶는 일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뭉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
그러기 위해 본국의 지원과 민족공동체 의식이 필요하다. 제 살 깎기 과당경쟁부터 고쳐야 한다. 국내업체끼리 또는 해외업체끼리 과당경쟁을 벌이다 서로 손해를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서로 헐뜯고 분열되어 상처를 입히고 경제적 손실을 자초한다. 작은 이익의 유혹에 쉽게 넘어가 동포애를 가볍게 버리기도 한다. 결국 공멸하게 마련이다. 여기에는 의식의 전환이 중요한 요소다.
다만 지나친 민족주의로 비치지 않게 조심할 필요가 있다. 다른 국가와 민족의 경계심을 자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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