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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무대에서 소통을 시도하다

한·일 합작극 '강 건너 저편에' <br>韓 예술의 전당과 日 신국립극장 공동기획·연출<br>13일 도쿄공연 이어 7월부터는 국내무대에 올라


한일합동공연인 연극 ‘강 건너 저편에’가 13일 일본 신국립극장에서 앵콜 공연에 들어갔다. 이 작품은 도쿄 공연에 이어 5개 지방도시 순회공연을 마친 후 오는 7월 1일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 무대에 선다. 이 작품은 2002 한일월드컵 공동개최를 기념하며 일본 신국립극장과 예술의 전당이 공동으로 기획, 양국의 연출가ㆍ작가들이 만들고 두 나라의 배우들이 한 무대에서 자국어로 연기를 하는 독특한 형식으로 진행됐다. 소통을 주제로 한 이 연극은 두 나라가 처해 있는 문제를 무대에 올려 서로를 이해하자는 의도에서 시작했다. 공동체집단의식이 강한 일본은 오랜 경제 불황으로 인해 집단의식의 연결고리가 약해져 일어나는 방황이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뚜렷한 직장 없이 전 세계를 돌며 아르바이트로 연명하는 ‘프리터족’, 신혼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이혼하는 ‘나리타 이혼’ 고령화로 인한 노인문제 등을 소재로 한다. 한국은 세대간의 갈등과 가족문제를 내 세웠다. 젊은이들의 전통적인 결혼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지면서 독신이 늘면서 발생하는 가족문제, 현실도피를 위한 이민 증가, 고부간의 갈등,교육문제, 세대간 갈등 등을 다루고 있다. 막이 오르면 한국어를 배우러 온 일본 사람들과 한국어 교사 가족들이 벚꽃이 활짝 핀 여의도 윤중로 근처 한강 둔치에 야유회를 나와 서로를 소개하며 대화를 나눈다. 연극은 2시간 30분 동안 세트의 전환도, 극적인 사건도 없이 이들이 주고 받는 ‘조용한’ 대사만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다. 오히려 연극이 끝난 후에는 오랫동안 잔잔한 여운이 남는다. 우리측 연출을 맡은 이병훈씨는 “일본은 방황, 우리는 탈출이라는 두 모티브로 출발해 정체성과 소통의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다”며 “과연 우리가 미래에도 이래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20년 전 한국에서 어학당에 다녔다는 일본측 연출 히라타 오리자씨는 “옆집이 싫으면 이사를 갈 수 있지만 한국과 일본이 지리적으로 이웃이라는 사실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며 “서로 좋아할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 싫어하는 일은 하지 않아야 된다는 생각으로 썼다”고 말했다. 작품은 월드컵을 앞두고 쏟아진 다양한 합작 이벤트들 가운데 하나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씻고 이듬해 아사히 신문이 주는 아사히 예술상 대상에 선정돼 2억원의 상금을 수상하면서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한국공연은 일본에 비해 횟수(4회)가 적은 것이 아쉽긴 하지만 최근의 냉랭한 분위기를 문화의 힘으로 녹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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