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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아침에] 성장하는 기업 발목잡지 말라

기업들의 수난시대다. 예나 지금이나 기업(인)이 수난을 당하지 않은 적은 없지만 올해는 유난스럽다. 참여정부가 출범 초기 기업을 닦아세우더니 요즘에는 국회까지 야단법석이다. 선ㆍ후진국 가릴 것 없이 세계 각국은 어떻게든 기업들의 활력을 살려 일자리 창출에 매진하고 있는데 우리는 정부ㆍ검찰ㆍ국회ㆍ시민단체 등 힘 있는 기관은 너도나도 기업 흔들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러다 보니 시장에서 싸워야 할 기업(인)은 여론과 정치권 눈치 살피기에 바쁘다. 혼신을 다해 뛰어도 선진국에 들어갈까 말까 하는 판국에 기업을 쥐고 흔드니 국제경쟁력은 자꾸 처질 수밖에 없다. 지난 10년 동안 세계수입시장 점유율에서 한국은 10년째 제자리걸음인데 중국은 2.3배나 커졌다는 조사가 이를 입증한다. 과거 집착말고 이젠 용서해야 우리 기업(인)들이 도덕적으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재벌이라는 말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내포하고 있듯이 한국의 기업은 태생적으로 원죄를 안고 있다. 한강의 기적 뒤에는 정경유착의 슬픈 과거가 지울 수 없는 상처처럼 남아 있다. 그러나 정부도, 국민도 이 원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모두들 기업이 거둔 혜택을 누리면서도 기업을 흔든다는 것은 모순이다. 이제 지나간 과거에 얽매여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발목을 잡는 일은 그만둬야 한다. 기업의 원죄를 용서할 때도 됐다. 미우나 고우나 우리 기업이다. 안에서 귀여움을 받아야 밖에 나가서도 기를 펴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과거 한때의 잘못을 이유로 언제까지 기업을 흔들어댈 것인가. 재벌의 대명사로 통했던 30대 그룹도 이제는 명맥만 남아 있을 뿐이다. 문민정부 시절에 많이 망한 데 이어 국민의 정부 때에는 외환위기라는 격랑에 휘말려 거대 기업들이 무더기로 떠내려갔다. 이제 재벌이라고 해봤자 5대 그룹이 고작이다. 재벌기업의 시장지배를 막기 위해 마련된 독과점규제정책조차 바뀌고 있다. 몇몇 기업만이 살아남다 보니 독과점 규제가 무색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실은 이런데 몇몇밖에 남지 않은 재벌이 모든 자원을 싹쓸이한다며 성토하고 있으니 답답한 일이다. 일부의 재벌을 향한 돌 던지기는 수많은 개구리의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 삼성이 프로농구에 대한 후원 계약을 철회해 프로농구계가 좌불안석이다.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역시 삼성의 후원 계약이 끊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삼성보다 관련 단체의 피해가 더 큰 것이다. 빈대 잡으려다 어렵사리 마련한 초가삼간을 태우는 꼴이다.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한 의도된 기업 흔들기는 사라져야 한다. 기업을 흔들어 얻는 것보다 잃은 게 더 많았음은 지난 20여년 동안 봐왔다. 지난 80년대 후반의 산업민주화와 재벌 옥죄기로 근로자의 삶의 질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1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일부 강경노조로 인해 국내의 많은 산업들이 경쟁력을 상실했다. 결과적으로 중국 등 후발 개도국에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겨 청년실업이 심각하다. 아무리 노력해도 취직이 어렵게 되자 아예 일하기를 포기하는 젊은이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성공해야 사회적 책임도 이행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는 회원국 가운데 한국 청년의 자살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인 결혼과 아이 낳기를 포기하는 젊은이들 때문에 출산율은 세계에서 가장 낮다. 삶이 고달파 부부가 갈라서면서 결손자녀들이 170만명을 넘었다. 80년 후반 이후 계속된 기업 흔들기의 후유증이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잭 웰치 전 회장은 그제 서울에서 개막한 한 국제회의에서 “한국은 형평성을 이유로 성장하려는 기업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된다. 성공하는 기업만이 사회적 책임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웃나라인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속히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10년 후의 환경에 어떻게 적응하고 경쟁력을 유지할지에 대해 심각히 고민해야 한다”는 웰치 전 회장의 충고를 가슴에 새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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