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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원자재 급락 폭풍맞는 북한경제

중국 경기침체로 북한 수출 감소

석탄 등 저가 품목 일색 문제도 겹쳐


최경수


북한의 지하자원 수출 여건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하락하기 시작한 대중 지하자원 수출이 올해 상반기만 벌써 전년 대비 13.4%나 감소했다.

중국은 세계 석탄과 금속의 약 50%를 소비하고 있다. 중국의 경기침체는 원자재 수출 국가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원자재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호주·캐나다 등 자원생산 국가들이 큰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지난 2006년 이후 지속적으로 오르던 국제 원자재 가격이 하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실물자산인 금값은 최고치였던 온스당 1,888달러(2011년)에 비해 42% 하락한 1,091달러에 최근 거래됐다.

북한의 중요한 외화벌이 상품인 석탄과 철광석의 가격하락도 예외는 아니다. 철광석 가격은 최고치였던 2011년 톤당 175.5달러에서 최근 56달러까지 무려 68%까지 곤두박질했다. 또한 북한의 가장 큰 수출 품목인 무연탄 가격은 2011년 톤당 201달러에서 최근에는 104달러 정도에서 거래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도 원자재 시장에서는 중요한 변수다. 금리인상으로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 원자재 가격하락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의 경기하락은 원자재 생산 국가에 치명적이다. 호주와 같은 자원생산국은 벌써 철광석과 석탄 가격하락으로 경제가 침체되고 무역적자가 심화되고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 덕분에 그동안 북한도 지하자원 수출로 많은 외화를 벌 수 있었다. 그러나 수출에서 지하자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53%로 원자재 가격하락이 지속될 경우 북한 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북한의 외화수입 규모가 국민총소득의 10%에 불과하고 자력갱생을 꾀하는 비정상적인 국가여서 수출이 줄어도 당장 큰 어려움을 겪게 되지는 않겠지만 수출을 통해 얻은 외화로 석유 및 생필품 등을 수입해야 하는 북한으로서는 국제 원자재 가격하락은 북한 경제에 위험한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북한 지하자원 수출 감소와 더불어 북한이 당면한 문제는 수출의 질(質)을 들 수 있다. 북한의 가장 큰 수출 품목인 석탄은 국제 거래가격의 60% 수준으로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으며 철광석은 국제 가격의 73%에 팔리고 있다. 북한은 최근 러시아·인도·이란 등과 대외무역의 다변화를 통한 수출의 양적확대를 도모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가시적인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석탄과 철광석 일변도의 저가 수출에서 벗어나 수출 품목을 다양화하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전력 부족과 장비 노후화 등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지하자원을 국제 무대에 내놓지 못하고 있다.

북한은 최근 경제발전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북한 경제가 중국의 경기둔화가 계속되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른다. 물론 최근 장마당 활성화와 독립채산제 도입 등으로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다고는 하나 기본적으로 경공업 등 내수산업이 취약해 수출과 관광에 의존해야 하는 북한으로서는 원자재 가격하락이 유엔 제재나 5·24조치의 지속과 맞물려 북한 경제를 더욱 어렵게 할 수 있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와 중소기업중앙회가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북한 지하자원 개발은 가장 큰 희망 사업분야다.

국제 원자재 가격하락은 북한에 위기지만 새로운 기회도 될 수 있다. 북한이 마음먹기에 달려 있는 것이다. 남한은 연간 800만 톤 이상의 무연탄을 수입하고 있다. 대중 수출이 감소해도 잉여분을 처리할 기회의 장이 남한에서 생길 수 있다. 부족한 전력생산을 위해 남한의 도움으로 발전소를 개보수하고 이를 통해 북한 산업을 발전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북한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남북 협력뿐이다. 북한 지하자원은 남북 모두에 도움이 된다. 소중한 이 기회를 남북 모두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최경수 북한자원연구소장· 통일준비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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