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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대일 무역역조 개선하자

지난해 대일 무역역조가 사상 최대치인 300억달러에 육박했다. 지난 1998년 이후 우리의 대일 무역역조는 2001년 한 해를 제외하고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2006년 254억달러에 이어 2007년에는 299억에 달했고 올 1월에만 23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함으로써 올해에는 연간 적자액이 300억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가 대일 무역역조를 주시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우선 우리나라 국제수지의 가장 큰 취약점이 바로 대일 무역적자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146억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한 반면 대일 무역적자는 299억달러에 이르렀다. 우리의 국제수지 구조는 189억달러에 이르는 대중 무역흑자에 따라 어렵게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는 국제수지의 구조적 제약으로 인한 서비스수지의 구조적 적자 확대이다. 해외여행 및 유학 등으로 2007년 우리의 서비스수지 적자는 206억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일 무역역조 개선은 경상수지 흑자의 주요 전제라 할 수 있다. 세 번째로 대일 무역역조 개선이야말로 산업구조 개선의 바로미터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대외무역은 일본에서 중간재 부품ㆍ소재를 들여와 우리나라와 중국에서 가공한 뒤 이를 미국 및 유럽 등에 수출하는 구조로 돼 있다. 결국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대일 무역역조 개선이 필요하며 이는 곧 산업구조 개선을 의미한다. 대일 무역수지가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 우리나라 부품·소재 산업의 취약성 때문이다. 우리는 원천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에 핵심 부품·소재 산업의 상당 부분을 대일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세계로 향하는 우리의 수출이 많아질수록 대일본 수입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예컨대 반도체의 핵심부품인 실리콘 웨이퍼는 거의 전량을 일본에서 수입해오기 때문에 반도체를 많이 수출할수록 우리의 대일 실리콘 웨이퍼 수입도 늘어나게 된다. 대일 무역역조가 개선되기 힘든 또 다른 이유로 일본인들의 높은 자국산 제품 선호도를 들 수 있다. 비싸더라도 자국 제품을 선택하는 이른바 ‘japan premium’이 매우 높게 나타나는 시장이 바로 일본시장이다. 게다가 일본은 인구나 경제 규모가 크므로 일본 기업들은 내수용 고부가가치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수 있고 이는 일본 소비자들의 기대 수준을 계속 끌어올림으로써 ‘japan premium’을 강화시키게 된다. 대일 무역역조는 우리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인가. 쉽지 않겠지만 불가능한 건 아니다. 첫번째로 우리 제품의 근본적인 경쟁력 제고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바로 부품 및 소재 분야를 중심으로 원천기술 개발과 품질경쟁력을 갖춘 프리미엄 제품을 육성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 상대편이 가진 장점을 최대한 이용하는 것이다. 앞으로 협상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을 일본 기업의 국내 유치를 통한 국내 연구개발(R&D) 능력 제고의 기회로 적극 이용해야 한다. 다음으로 일본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시장임을 감안해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간 업무 제휴, 전략적인 홍보 등을 통해 우리 상품의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켜야 한다. 네 번째로 일본시장에 존재하는 틈새를 최대한 이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최근 농산품 및 식품을 둘러싼 중일 갈등에서 보는 것처럼 품질과 위생에 매우 민감한 곳이 일본시장이다. 품질과 위생에서 장점을 지닌 우리 농산품과 식품은 적절한 선택과 집중, 그리고 마케팅이 결합된다면 일본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 위기는 곧 기회이다. 신정부 들어서 기업의 활력을 제고해 투자활성화를 통한 경쟁력을 제고시킬 수 있다면 대일 무역역조 개선도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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