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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팰리스 반토막 굴욕

[아파트 중도금대출 연체 비상] 15억 아파트 유찰 거듭 8억으로<br>삼성동아이파크 등 반값 낙찰… 고급 주택시장도 침체 그늘 짙어

깊어지는 부동산 침체의 골은 경기의 영향을 받지 않았던 고급주택시장마저 휘청거리게 하고 있다. 부촌의 대명사로 불리는 타워팰리스 전경. 서울경제DB

지난달 말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경매21계 법정. 침체된 부동산 시장을 반영하듯 나오는 물건마다 유찰이 잇따랐다. 유찰된 물건 리스트에는 이름만 들으면 누구든 알 만한 아파트도 포함돼 있었다. 부촌의 상징으로 불리는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였다.

고급 주상복합의 대명사인 타워팰리스마저 '반값 아파트' 의 굴욕을 겪고 있다. 시세가 15억원이 넘는 이 아파트가 경매에서 유찰을 거듭하며 8억원으로 반토막 나는가 하면 2년간 매매가가 8억원이나 떨어지는 등 부동산 침체의 그늘이 고급주택 시장마저 흔들고 있다.

3일 경매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경매21계에서 최저입찰가 10억원에 나온 타워팰리스 121㎡(이하 전용면적)는 단 한 명의 응찰자도 나타나지 않아 결국 유찰됐다. 이 아파트는 최초 12억5,000만원에 감정가가 책정돼 경매에 나왔다가 이미 한 차례 유찰됐으며 이번에 또다시 주인을 찾지 못해 다음 경매에서는 감정가의 64%인 8억원에 나오게 된다. 현재 이 아파트의 일반 매매호가가 15억5,000만원임을 감안하면 가격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특히 이 아파트는 낙찰자가 승계해야 할 채무는 물론 선순위 임차인도 없는 이른바 '깨끗한' 물건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 거래에서도 타워팰리스의 상황은 마찬가지다. 서울시의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010년 1월에 거래된 타워팰리스 1차 164㎡의 가격은 27억원이었다. 하지만 올 1월에는 18억8,550만원까지 떨어졌다. 2년 새 8억원 넘게 하락한 것이다.

한 경매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고급 주상복합이 경매로 나와 거의 반값에 낙찰되는 사례가 허다하다"며 "타워팰리스뿐만 아니라 강남권 유명 주상복합 모두가 예전 같지 않다"고 말했다.

타워팰리스의 잇따른 경매 유찰은 한때 고급 주거의 대명사로 불렸던 주상복합아파트의 인기 하락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강남권 일대에 주상복합 못지않은 고급 아파트가 잇따라 등장하며 수요가 분산되는 등 희소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경매시장에 등장한 강남권 주요 주상복합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삼성동아이파크 195㎡는 2회 유찰로 최저입찰가가 감정가(42억5,000만원)의 64%인 27억2,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서초동 아크로비스타도 2회 유찰로 감정가 20억원의 64%인 12억8,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영화감독 심형래씨의 소유로 널리 알려진 타워팰리스 245㎡가 세번째로 경매기일을 변경했고 이 아파트 145㎡도 1회 유찰돼 최저경매가 16억원(감정가 20억원)에 재입찰에 부쳐진다.

고준석 신한은행 청담역지점장은 "주상복합은 비싼 관리비 등 거주비가 만만치 않고 중대형으로 구성돼 미래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감이 크다 보니 가격이 떨어져도 매수자를 찾기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업계는 조망권 여부 등에 따라 선호도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주상복합의 특성 때문에 같은 단지라도 가격이 극명하게 엇갈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역시 한 차례 유찰돼 같은 날 입찰에 부쳐진 이 아파트 243㎡의 경우 다섯명의 응찰자가 몰리면서 감정가 50억원에 근접한 49억1,13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이 주택은 외부의 옥상정원과 곧바로 연결되는 등 타워팰리스 내에서도 최고급 펜트하우스로 지어졌다.

경매컨설팅업체인 부동산태인의 정대홍 팀장은 "고급주택 시장에서 수요자들은 가격 자체보다는 희소가치를 따지게 된다"며 "앞으로 차별화 현상은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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