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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재정위기 불똥 '亞! 뜨거워'

亞기업들 자금조달 비용 치솟고 유동성 부족에도 시달려


유럽 재정위기의 불똥이 아시아로 옮겨 붙으면서 아시아 기업과 금융권의 자금조달 비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럽발 위기의 여파로 아시아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치솟고 있으며, 신용등급이 낮은 일부 기업들의 경우 지난 6월 이후 자금조달 창구가 막혀 심각한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24일 전했다. FT는 특히 우량기업들의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수출입은행을 예로 들었다. 지난달 10억달러의 10년물 채권을 발행한 한국 수출입은행은 표면금리로 4.35%를 제시해 10년 만기 미 국채 대비 스프레드가 245bp(1bp=0.01%)까지 벌어졌다. 지난해 10월에 스프레드가 160bp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자 비용이 크게 늘어난 셈이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최근 금융위기에 따른 불안감으로 채권 금리가 오른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기준 금리 역할을 하는 미 국채 수익률이 급락해 스프레드가 더욱 벌어졌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넉넉한 외환을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의 기업이 자금난을 겪고 있는 이유는 주요 유럽은행들이 아시아 채권시장에서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들어 유럽 경제 상황에 위기감을 느낀 미국의 머니마켓펀드(MMF) 등 투자자금이 유럽 은행이 발행한 채권을 팔아 치웠고, 이에 따라 유동성이 줄어든 유럽 은행들이 아시아 채권 시장에서 이탈하면서 연쇄적인 자금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럽 은행들이 유로화를 달러화로 교환할 때 들어가는 비용을 의미하는 유로베이시스스와프는 25일 기준 -93bp까지 떨어졌다. 이는 유럽은행들이 유로와 달러를 스와프하기 위해 93bp의 프리미엄을 지불해야 한다는 뜻으로 그만큼 달러 가뭄이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로베이시스스와프는 유럽 재정위기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전인 지난 5월 초만 해도 -7bp 선에 불과했다. 이은택 동부증권 연구위원은 "유럽 은행의 유동성 위기가 해소되기 전까지는 아시아 시장에서 자금 이탈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모건 스탠리의 로넌 맥컬루 이사도 "아시아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다시 산정되고 있다"며 "아시아는 여전히 국제 자본 흐름의 인질 신세"라고 지적했다. 서구 선진국과 아시아 금융시장의 '디커플링(비동조화 현상)'은 환상에 불과하며 이 같은 악순환이 결국 아시아 국가의 경제 성장을 끌어 내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한국과 호주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시장 조사업체인 딜로직에 따르면 이들 국가에 속한 기업들은 해외 은행에서 전체 자금의 50% 이상을 조달하고 있어 외부 변동에 취약한 편이다. 다만 지금 아시아 기업들이 겪고 있는 자금 경색이 신용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다수 기업들이 이미 막대한 현금을 쌓아두고 있을 뿐 아니라 위기에 대응해 사업 확장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퍼시픽의 도미니크 주리스 대표는 "채권시장에서 투자자들은 더 높은 가산금리를 요구하고 기업들은 채권 발행을 미루는 치킨게임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아시아 각국의 규제 완화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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