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와 우마차’.
서울경제신문은 1960년 경제백서에서 두 가지를 대비시켰다. 현대문명 약진의 원동력인 운송의 고속화는커녕 우마차에 크게 의존하는 현실을 담아낸 것이다. 지면에 실린 서울역 주변에 즐비한 우마차 대열의 사진 한 장은 당시 수송업의 현주소를 말해준다.
반세기가 지난 오늘날, 수송량은 81배 이상 커졌다. 창간 당시 서울경제신문이 지적했던 대로 경제개발의 선결조건인 수송의 현대화에 투자해온 결과다. 수치부터 보자. ‘트럭 1만3,205대와 9,968량의 화차가 운반한 1959년의 총수송량은 2,094만톤. 오늘날(2008년)에는 17억500만톤을 실어 나른다.
특히 도로수송의 성장이 눈부시다. 884만톤에 불과하던 도로화물이 15억3,100만톤으로 173배 이상 늘어났다. 수송량 증가의 대부분도 도로를 통해 발생했다. 도로수송의 절대적인 비중은 연안 해운과 철도 활용도 제고 등 수송체계 변혁 필요성을 동시에 말해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반세기 동안의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향상에 힘써야 한다는 얘기다.
수송 부문에는 대형 호재가 잠재돼 있다. 지금은 막혀 있지만 남북관계가 풀릴 경우 육로를 통한 해외운송이 가능해져 국내 물류산업은 도약의 기회를 맞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대비하는 중장기 비전을 마련하는 한편 미국과 일본에 비해 생산효율이 낮은 수송과 물류시스템의 변혁을 추진해야 할 시기다. /이현정 대학생 인턴기자(서강대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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