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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의사 '화해의 진료' 눈길

20일 오전9시 광주 서구 쌍촌동의 한 일반주택. 일본인 정신과 의사 구와야마 노리히코(桑山紀彦·36)씨와 태평양전쟁 당시 일제에 종군위안부와 근로정신대로 강제로 끌려갔던 이순덕(81)·양금덕(72) 할머니의 「어색한」 만남이 이뤄졌다.일본 내에서 전쟁피해자들의 정신적 스트레스 진료 권위자로 알려진 구와야마씨가 이들 할머니의 전쟁후유증을 진료하기 위해 이 할머니 집을 찾은 것. 손자 뻘되는 30대의 낯선 일본인 의사는 할머니들에게 악수를 청하고 자신을 소개 했다. 이후 진료결과를 할머니들이 소송을 제기 중인 일본 히로시마(廣島) 고등법원에 증거자료로 제출할 것을 약속하면서 할머니들을 「안심」시킨 뒤 진료를 시작했다. 구와야마씨는 혈압을 측정하고 각종 사진을 통한 심리분석 등 8가지 항목으로 할머니들이 겪고 있는 스트레스 장애(PTSD)를 4시간 동안 심혈을 기울여 진료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할머니들은 차츰 시간이 흐르자 낯설게만 느껴졌던 일본인 의사의 친절과 정성이 가슴 따뜻하게 와 닿았다. 이·양 할머니는 『당시 일본인들의 만행을 생각하면 아직도 치가 떨리지만 일부 일본사람들이 속죄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과거 유고·캄보디아 전쟁피해자와 중국 위안부들의 전쟁 당시 입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증명한 바 있는 구와야마씨는 『이들 할머니는 전쟁과 공포로 인한 정신적 장애가 심각한 것 같다』며 『법원에 훌륭한 증거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의 만남을 주선한 이금주(81) 태평양전쟁희생자 광주유족회장은 『할머니들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 60여년이 흐른 일제의 만행에 대한 역사적·법적인 진상규명이 꼭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눈시울을 적셨다. 광주=김대혁기자KIMD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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