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의 그라운드 뿐만 아니라 극장, 할인점 등 부대시설 활성화로 인해 서울 북동부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른 상암 월드컵 경기장. 뜨거워지는 축구 열기와 더불어 기업 마케팅의 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상암을 홈 구장으로 쓰는 FC서울은 경기장 내 스카이박스를 기업의 마케팅 장소로 활용해 올 매출액 7억 원을 예상하고 있다. 스카이박스는 간단히 설명해 실내에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관람석인 셈인데, 식사와 음료를 곁들이며 경기를 볼 수 있어 VIP급 팬들이 이용하는 곳이다. 현재 상암구장 스카이박스는 33개 가운데 30개가 연간 계약이 완료된 상태다. 남은 3개 또한 스팟 고객을 위해 남겨놓고 있는 것으로, 매 경기 별도 예약을 받고 있다. 스카이박스 연간 이용권 가격은 중앙부 12인실 2,200만 원, 측면 12인실 1,500만 원, 22인실 3,000만 원으로 매우 비싸지만, 이를 확보하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은 무척 치열한 편이다. 스카이박스를 주로 이용하는 사람들은 주로 비즈니스맨들이다. 경기 전 부서 미팅이나 거래처 미팅을 마친 뒤 경기가 시작하면 식사와 와인 등 음료를 즐기며 경기를 관람하는 식으로 주로 이용되고 있다. 김태주 FC서울 과장(34)은 “기업의 회의ㆍ접대문화가 음주문화에서 탈피하는 추세를 느낄 수 있다”며 “스카이박스 이용 고객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고 설명했다. 상암 구장은 올 시즌 한국 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LED 동영상 광고도 시작했다. LED광고는 박지성이 뛰는 맨체스터유나이티드 경기 중계방송을 통해 국내에도 친숙해진 광고 기법. 기존의 롤링 A보드 광고에 비해 시작적인 효과를 대폭 높여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물론 TV 시청자들에게도 광고 효과가 크다. 축구 경기장의 LED 광고는 지난 2000년 스페인 프리메가리가에서 처음 시작됐으며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에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만 운영할 정도로 고가의 장비다. 상암구장에서 LED 광고가 시작된 것은 한국의 축구 문화 또한 꽤나 성숙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다. FC서울은 LED 광고판을 통해 구단 소식도 전달하는 한편 각종 이벤트도 벌이는 등 관중 서비스도 한 차원 높였다. 한국 축구의 수준이 꾸준히 향상된다면, 상암 구장 또한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올드 트래포드 구장이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의 누 캄프 구장처럼 세계의 축구 문화를 상징하는 경기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FC서울 관계자는 “스카이박스나 LED광고판 등 관중을 위한 서비스가 관중 증대와 새로운 축구 문화 창출에 발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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