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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불황 타이완 휘청
입력2002-07-26 00:00:00
수정
2002.07.26 00:00:00
침체 장기화로 수출타격… 내년 금융위기 우려도반도체 산업의 장기 불황으로 타이완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특히 일부에서는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나서 타이완 경제는 설상가상의 형국을 맞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사상 최악의 침체를 겪었던 전세계 반도체 산업은 올 하반기부터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됐으나 최근들어 내년 말까지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국제반도체장비산업협회(SEMI)의 차기 회장으로 선출된 아서 자피로풀로는 "반도체 시장은 적어도 내년 중반기까지는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관련업계의 어려움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반도체 산업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반도체 수출이 전체 수출의 34%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타이완 경제의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실제 타이완 반도체 산업의 선두 주자인 TSMC와 UMC의 주가는 26일 타이완 증시에서 주가 제한폭(7%) 가까이 폭락했으며, 난야 테크놀로지ㆍ모젤 바이텔릭ㆍ윈본드 일렉트로닉스 등 D램 업체들의 주가도 5% 이상 급락했다.
이에 따라 타이완 증시의 주가 지표인 자취엔지수 역시 이 달 초에 이어 또다시 5,000선이 붕괴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타이완 경제가 반도체 산업 침체와 더불어 ▲ 중국 부상에 따른 산업공동화 ▲ 주가 급락 ▲ 대통령 선거를 앞둔 정치 불안 등이 겹쳐지면서 금융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ADBI)의 헤더 몽고메리 연구원은 26일 "타이완의 금융위기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지만 만약 획기적인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내년 중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타이완 은행들의 실적은 증시와 부동산 시장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은행들이 대출 담보로 설정한 토지 가격과 증시 하락은 은행권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현재 타이완의 무수익여신(NPLs) 비율은 사상 최대인 12%선이며, 주요 은행들의 주가수익률 및 자산수익률은 지난 97년 이후 지속적인 내림세를 기록하고 있다.
월가의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타이완이 현재의 경제적 어려움을 견디지 못하면 제2의 금융위기를 일으키는 진원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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