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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 파괴로 한국 노동시장 유연성 늘려야"

기 소르망 교수, 노동硏 토론회 기조연설


프랑스의 세계적인 석학 기 소르망(64ㆍ사진) 파리 정치학교 교수는 “한국 경제가 높은 성장을 이루자면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이는 등 창조적 파괴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자문 미래기획위원회 자문위원이기도 한 기 소르망 교수는 22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국노동연구원 개원 20주년 기념 토론회에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경제성장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는 않지만 경제성장이 없다면 더 높은 소득이나 보다 공정한 소득정책과 같은 사회적 요구를 충족시킬 수도 없다”며 “높은 성장과 생산적인 활동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낡은 활동을 중단하는 ‘창조적 파괴’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기 소르망 교수는 특히 “한국 노동시장은 지금 심각한 경직성을 안고 있으며 노동시장의 낮은 효율성은 일자리 창출, 투자, 성장을 감소시키는 악순환을 가져온다”며 “새로운 노사관계 창출과 사회안전망 확보를 통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증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는 “작금의 한국 민주주의에서 노동조합이 조합원 외 다른 자를 대표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불합리하며 노조는 조합원만을 대표할 뿐”이라면서 “정보화 경제시대의 근로자는 중공업이 주도하던 시대에 비해 노조 참여에 소극적인 경향이 있으며 시장의 힘, 혁신, 탈산업화 등이 노조의 독점적 지위를 위협하고 있는 추세를 (사용자들이) 노조와의 협상에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 소르망 교수는 이어 “역동적인 경제와 유연한 노동시장을 위한 정기적 처방은 늘 더 나은 교육”이라면서 “한국이 지금까지 성공한 이유에 대한 무지가 (한국 젊은이들의) 자유시장에 대한 거부감을 높이고 있는데 자유시장 경제, 글로벌화, 기업가 정신의 메커니즘을 학교에서 보다 잘 가르치고 대중매체를 통해 홍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 소르망 교수는 유연성과 안정성 간의 새로운 균형점을 찾는 방안으로 해고된 근로자의 재교육을 위한 세금을 고용주가 내는 이른바 ‘블랜차드-티롤리(Blanchard-Tirole)’세를 도입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1980년대 초부터 영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실직근로자의 재취업 절차를 민간기관에 위탁해 성과에 따라 수수료를 차등 지급하는 방식을 도입, 정부기관을 보다 효율적으로 만드는 사례를 예로 들며 전직알선업 등 인적자본 중개산업이 국가 또는 공공기관에 의해 독점적으로 운영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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