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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6대. 일본 완성차 업체인 토요타와 혼다가 2년 여 동안 국내에서 판매한 하이브리드 차 전체 판매 실적이다. 수입차 연간 판매량이 6만 여대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형편없는 규모다. 국내에는 아직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오는 8일과 15일 현대차의 아반떼 하이브리드, 기아차의 포르테 하이브리드 차 출시를 시작으로 9월 메르세데스-벤츠, 10월 토요타 등 수입차 업체의 하이브리드 차 판매가 예고되면서 국내에서도 하이브리드 시장이 열릴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자동차 전문가들은 "하이브리드 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인식이 확산돼야 한다"며 "따라서 첫 양산에 나선 현대차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렉서스ㆍ혼다 모델 시장 형성 실패 국내에 처음 소개된 하이브리드 차는 토요타의 렉서스 하이브리드. 2006년 9월 RX400h가 판매된 후 토요타는 LS 600h와 GS450h를 들여왔다. 하지만 판매 규모는 지난 6월까지 857대. 완성도 높은 '풀-하이브리드(모터와 엔진이 각각 구동하는 시스템)' 차 였지만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당 9,000만원(RX 450h)에서 비싼 것은 2억원(LS600h)원 가까운 차를 사는 소비자가 굳이 연비 등을 따져 낯선 하이브리드 차를 살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토요타에 이어 하이브리드 대중화를 선언하며 시빅 하이브리드를 2007년 2월 들여온 혼다 역시 성공하지 못했다. 지금까지 판매량은 499대. 23.2km/리터의 탁월한 연비에 3,800만원의 가격도 매력적이지만 소비자들은 냉담했던 것. 혼다 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차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 부족을 깨기 힘들었다"고 전했다. ◆ 아반떼 하이브리드 역할에 주목 두 업체가 수년 동안 고군분투했던 하이브리드 차 시장에 올 하반기 현대ㆍ기아차와 토요타의 프리우스, 벤츠까지 가세한다. 토요타의 3세대 프리우스는 38km/리터(일본기준)라는 경이적인 연비와 더욱 개선된 승차감으로 국내에서도 일찌감치 주목 받아온 모델. 하지만 일본에서도 계약 후 6개월을 기다려야 할 만큼 물량이 부족한 탓에 국내 하이브리드 시장을 만드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힘들다. 벤츠의 'S400 하이브리드' 도 1억원 중반대의 가격대를 감안하면 벤츠의 '친환경성'을 부각시키는 데 그칠 공산이 크다. 결국 관심사는 현대ㆍ기아차의 선전 여부. 아반떼와 포르테 하이브리드는 업계 관계자들이 "손해 보며 파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보일 정도인 2,000만원 초반대의 가격이 눈에 띄는 경쟁력이다. 여기에 LPG를 연료로 쓰기 때문에 경제성도 확보했다. 남은 과제는 성능과 시스템 결함시 대응 자세. 일반 소비자들이 거부감을 갖을 경우, 현대차가 내년까지 생산할 3만 여대의 하이브리드는 대부분 관용차량으로나 공급해야 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공업학과 교수는 "국내 하이브리드 시장 형성은 현대ㆍ기아차의 몫"이라며 "시스템 결함 등이 발생했을 때 적극적으로 리콜을 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쌓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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